이름으로 알려진 고대의 용이며, 천상의 질서를 거스른 자로 기억된다. 그는 한때 하늘을 지배하던 수호자였지만, 배신과 분노로 타락하여 자신의 본래 역할을 부정하고 세상을 저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날개가 펼쳐지면 하늘은 어두워지고, 태양조차 그의 분노 앞에서 숨는다.

전설에 따르면, 보르문드르는 신들과 계약한 최초의 하늘용이었다. 그는 폭풍과 구름, 바람을 다스리는 능력을 부여받아 세계를 수호하던 존재였다. 그러나 인간들이 하늘을 더럽히고 신들의 경계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그는 그들을 배신자로 간주하게 되었다. 결국 그는 계약을 파기하고 신들을 향해 등을 돌렸다.

그의 타락은 대격변으로 이어졌다. 보르문드르는 천공의 요새를 파괴하고, 하늘의 문을 닫아버렸다. 이후 하늘에서는 끝없는 폭풍이 몰아쳤고, 비와 천둥, 번개가 대지를 끊임없이 뒤흔들었다. 수많은 도시가 그의 분노 속에 파괴되었고, 하늘을 나는 모든 존재는 그의 먹잇감이 되었다.

보르문드르의 힘은 단순히 물리적인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에 두려움을 심고, 꿈에서조차 공포로 나타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그가 하늘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으로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의 존재 자체가 공포이며, 그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없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일부 예언자들은 보르문드르를 다시 봉인할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고대의 바람 언어를 이해하고, 하늘의 석판을 모은 자만이 그를 다시 잠재울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 소문을 들은 용맹한 전사들과 마법사들은 그의 본거지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길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여정이다.

보르문드르는 여전히 하늘 어딘가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위협을 조소하고 있다. 그의 날개짓 하나로 하늘은 찢기고, 세상의 균형은 흔들린다. 그는 파멸의 상징이자, 동시에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이다. 보르문드르가 완전히 깨어나는 날, 하늘은 다시는 푸르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