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호로 알려진 고대의 전사이자 파멸의 화염을 다루는 저주받은 존재이다. 그는 한때 인류의 수호자였고, 불의 힘으로 어둠과 싸운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지켜야 했던 세계를 불태우기 시작했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불꽃도, 생명도, 빛도 남지 않았다. 오직 잿더미만이 그의 흔적을 말해준다.
그는 불꽃의 신과 계약한 최초의 인간으로 전해진다. 신은 그에게 타오르는 검을 내렸고, 그 이름이 바로 “잿불(Ashbrand)”이었다. 이 검은 정의를 위해 타올랐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불꽃은 점점 복수와 분노로 물들었다. 레오가르의 내면은 불길에 갇히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불을 다스리는 자가 아닌, 불에 삼켜진 자가 되었다.
그의 타락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진행되었다. 전쟁터에서 그는 적뿐 아니라 동료마저 태워버리기 시작했고, 스스로가 ‘정화자’라고 믿게 되었다. 부패한 도시, 타락한 귀족, 그리고 신의 이름을 더럽힌 사제들 모두 그의 불길 아래 무릎 꿇었다. 사람들은 그를 더 이상 영웅이라 부르지 않았고, 그 이름은 곧 공포의 상징이 되었다.
레오가르는 결국 세계의 중심, 태양의 제단이라 불리는 고대의 화염 성역으로 사라졌다. 일부 전승에 따르면 그는 거기서 자신을 완전히 불꽃과 하나 되게 만들었고, 이제는 육체조차 불꽃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심장은 타오르는 재로 바뀌었으며, 그 불꽃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서 알 수 없는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불꽃은 물로 꺼지지 않으며, 그을림조차 남기지 않으면서 생명을 앗아간다. 고대의 불꽃과 유사한 이 현상은 레오가르의 귀환을 예고하는 징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가 세상을 완전히 정화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고 말한다.
레오가르는 단순한 타락한 영웅이 아니다. 그는 인간이 정의를 빌미로 얼마나 쉽게 파멸로 치달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존재다. 그를 멈추기 위해선 그의 과거를 이해하고, 잿더미 속에 묻힌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는 또다시 그의 불길 속에서 재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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