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냈다. 그 순간 문득, 오래전 들었던 자장가 한 소절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되살아났다. 멜로디는 흐릿했고, 가사는 이미 반쯤 잊혀졌지만, 그 따뜻한 음색만큼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 노래는 어릴 적 어머니의 품에서 들었던,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안전한 음악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그 자장가는 내 안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자장가는 어떤 순간에 불쑥 찾아왔다. 지친 하루의 끝, 외로운 새벽, 혹은 무심코 지나친 골목 어귀에서. 마치 누군가가 속삭이듯, 아주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이다. 그것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내가 잃어버린 시간과 감정의 메아리였다. 그 속엔 사랑, 위로, 그리고 잊혀진 안녕이 함께 담겨 있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그 노래를 부를 때 눈을 감고 있었고, 나는 그녀의 숨결에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잠들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자장가 없이도 잠들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어린 날의 밤은 조금씩 멀어져 갔다. 자장가는 잊혔고, 어머니의 목소리도 희미해졌다. 하지만 그 따뜻한 온기만큼은 내 삶의 어느 구석에서 계속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자장가를 불러줄 나이가 되었지만, 그 오래된 멜로디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그 노래를 들려주며, 말 없이 사랑을 전할 수 있을까.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들이 자장가의 선율을 타고 전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믿는다. 노래는 잊혀져도,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조용한 밤. 또다시 바람이 지나가며 그 노래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그때 나는 눈을 감고, 다시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한 평안을 느낄 것이다. 잊혔다고 생각했던 자장가의 메아리는 결국, 사랑이 남긴 가장 깊은 흔적이었다. 그리고 그 메아리는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 속을 조용히 울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