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아래서도 나를 따라다니던 익숙한 그림자가 사라지고,
나는 홀로 공허한 공간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그날부터 나 자신마저도 낯설게 느껴졌다.

그림자는 나의 일부였다.
기쁨과 슬픔, 나의 모든 감정을 담아내던 존재였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나를 떠나버렸다.
그 상실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탈함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은 내게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냐고 물었지만,

 그들은 내 안에서 무너진 균형을 알지 못했다.
그림자가 사라진 나에게는 빛도, 어둠도 없는
그저 텅 빈 공간만이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깨달았다.
그림자를 잃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그 빈자리에서 새로운 나를 찾아야만 했다.
잃어버린 그림자 대신 나만의 빛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내가 그림자를 잃은 날은 아픔과 슬픔의 시작이었지만,
그 후로 나는 조금씩 내면의 빛을 키워갔다.
이제는 더 이상 그림자에 기대지 않고,
나 자신으로서 세상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