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흐릿하고, 차갑고, 색을 잃은 세상.
사람들은 웃지 않았고, 풍경은 언제나 똑같았으며,
하늘마저 무채색으로 고정된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처음으로 꿈을 꿨다.
붉은 하늘, 푸른 숲, 노란 새.
그 모든 색들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세계.
아무도 본 적 없는 장면들이 그의 눈 안에서 살아 움직였다.
그의 꿈은 점점 더 선명해졌다.
현실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그는 밤마다 꿈에서 다른 세상을 살았다.
그리고 낮에는, 그 꿈의 색들을 잊지 않기 위해 조용히 그림을 그렸다.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색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의 말은 허상이며, 그의 꿈은 망상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그린 그림 중 하나에서 아주 작게,
붉은 빛이 실제로 번지기 시작했다.
그의 꿈이, 현실을 물들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의 꿈이 그들을 흔들었고, 움직였고, 바꾸었다.
회색의 세계에 작은 틈이 생겼고,
그 틈 사이로 세상은 색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남자—색으로 꿈꾸던 그는,
세상을 다시 빛나게 만든 첫 번째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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