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가족, 특히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사랑과 회한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서울역에서 실종된 한 어머니를 찾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어머니의 존재와 희생, 그리고 가족 간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발표 이후 한국에서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번역·출간되어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는 어머니가 서울역에서 아버지와 떨어져 실종되면서 시작됩니다. 가족들은 어머니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점점 그동안 자신들이 엄마를 얼마나 모르고 살아왔는지, 또 엄마를 당연하게 여기며 소홀히 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각 가족 구성원의 시점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기억들을 교차하며 서술하고, 독자로 하여금 각자의 ‘엄마’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작품은 2인칭과 3인칭 시점을 혼용하며, 독자와 이야기 속 인물을 자연스럽게 동일시하게 만드는 독특한 문체를 사용합니다. 특히 ‘너는’, ‘당신은’으로 시작되는 문장은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효과를 주어, 독자가 마치 소설 속 자녀 중 한 명이 된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엄마를 잃은 슬픔과 죄책감을 더욱 실감 나게 전달합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단지 한 가족의 슬픔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잊혀진 어머니의 존재와 여성의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돌아보지 못한 채 살아온 인물로 묘사됩니다. 작품은 어머니의 잃어버린 자아와 꿈, 그리고 말하지 못했던 고통을 조용히 꺼내어 보여주며, 모성의 이상화된 이미지 너머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의 엄마를 조명합니다.

이 소설은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관계 속에서 모성의 의미, 가정 내 성 역할, 효도에 대한 문화적 기대 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또한,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가족이 물리적·정신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한국 독자에게는 자기 반성과 감정의 환기, 외국 독자에게는 한국 사회와 가족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문학작품입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발표 이후 수많은 국내외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2011년 영어로 번역되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으며, 프랑스,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한국 문학이 세계 독자들과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엄마"라는 보편적 주제를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세계 문학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