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다리를 비추고 있었다. 미소는 강가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손에 쥔 작은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열다섯 해 전, 그가 떠나기 전 남긴 편지였다. “달빛 아래에서 다시 만나자.” 짧은 한 줄이었지만, 그 문장은 그녀의 인생을 붙잡은 약속이 되었다.

그날 이후 미소는 매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이곳을 찾아왔다. 바람은 언제나 차가웠고, 강물은 늘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하지만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제 그 약속을 잊으라 말했지만, 미소는 그럴 수 없었다. 달빛은 여전히 그때처럼 따뜻했고, 그가 남긴 미소가 아직 그곳에 머무는 듯했다.

스무 해가 흐른 어느 날, 미소는 다시 다리 위에 섰다. 달은 유난히 둥글었고, 강 위에는 은빛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속삭였다. “정말 오지 않는 건가요?” 그때, 발뒤꿈치 뒤편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미소야.”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그녀의 눈이 커졌다. 뒤를 돌아보니, 세월의 흔적이 묻은 얼굴이었지만 분명 그였다. 눈가의 주름 속에는 여전히 따뜻한 미소가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달빛은 마치 그들의 재회를 축복하듯 더 밝게 비추었다.

“늦어서 미안해. 지킬 수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 돌아왔어.”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미소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난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반드시 올 거라고.” 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두 사람의 손끝이 닿는 순간 모든 것이 따뜻해졌다.

달빛 아래에서 두 사람은 오래전의 약속을 다시 확인했다. 시간은 그들을 멀어지게 했지만, 그 약속은 한 번도 사라지지 않았다.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달은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