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바람에 이름을 붙인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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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북서쪽,실바나 숲(Silvana Forest)깊숙한 곳에는 바람이 말을 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바람은 계절에 따라 목소리를 바꾸고, 때로는 길을 인도하며, 때로는 외지인을 속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바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심지어 ‘이름을 붙인 자’가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를"바람에 이름을 붙인 마녀", 또는 간단히 **에일린(Aelin)**이라 불렀다.

에일린은 수백 년 전, 자연의 마법을 자유롭게 다루던 원초 마녀들의 마지막 후예였다. 그녀는 다른 마법사들과 달리, 마법을 억지로 조작하기보다 자연의 의지에 귀 기울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녀는 바람의 속삭임을 들었고, 하나하나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 이름들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바람을 부르는 ‘열쇠’였으며, 이를 통해 그녀는 구름을 불러 비를 내리게 하고, 적의 화살을 되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바람의 이름을 알게 된다는 것은 곧 ‘세상의 균형’을 뒤흔드는 일로 간주되었다. 고대의 마법 협회는 에일린을 위험한 존재로 낙인찍고, 그녀의 지식을 봉인하려 했다. 결국, 에일린은 스스로 모습을 감추고 숲 깊은 곳으로 사라졌으며, 그녀가 남긴 이름들은 금서로 분류되었다. 그녀의 마지막 기록에는 단 하나의 문장만 남겨져 있었다.

"진짜 마법은,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근, 실바나 숲 근처의 마을에서 이상한 바람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를 부르듯 속삭이고, 과거의 노래를 따라 불며, 오래된 마법진을 되살리고 있다. 몇몇 마법사들은 이것이 에일린의 후계자가 나타났다는 징조라고 말한다. 바람은 그 자체로는 말하지 않는다. 오직 이름을 가진 자에게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후, 바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어린 소녀 **나이아(Naia)**의 존재가 보고되며, 바람의 마법이 다시 세상에 깨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그녀는 에일린이 남긴 오래된 돌판을 해독하고 있으며, 이미 세 개의 바람에게 이름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시에, 이 힘을 이용하려는 세력들도 나이아를 노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세상은 바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바람에 이름을 붙인 마녀"**는 단순한 전설이 아니다. 그것은 듣지 않으려 했던 세상과, 들으려 한 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순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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