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불의 신이 축복한 찬란한 왕국이었다. 도시의 중심에는 '영원한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고, 그 불꽃은 대지에 따뜻함을, 하늘에 빛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하늘이 검게 물들고, 불의 신은 침묵했다. 불꽃은 점점 약해졌고, 태양은 하늘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수십 년이 지나, 솔라라는 잿더미 위에 세워진 폐허가 되었다. 희망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며 살아갔다. 그러나 전설은 아직 살아 있었다. “불꽃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마지막 불씨가 선택된 자를 인도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한 소년만은 달랐다. 이름은 카이. 그는 불꽃을 다시 일으킬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카이는 어릴 적 어머니에게서 작은 유리병을 받았다. 그 안에는 작고 희미하게 빛나는 붉은 점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것이 '솔라라의 마지막 불씨'라고 말했다. 카이는 그것을 품고 자랐고, 불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강하게 빛났다. 그리고 어느 날, 그의 꿈에 불의 신이 나타났다. “시간이 다가온다. 마지막 길을 열어라.”
카이는 폐허가 된 신전으로 향했다. 도시의 심장부, 꺼져버린 영원한 불꽃의 제단이 있는 곳이었다. 그는 불씨를 제단 위에 올려놓고, 오래된 주문을 읊었다. 순간, 땅이 진동하고, 바람이 붉게 타오르듯 일렁였다. 불씨는 번뜩이며 하늘로 치솟았고, 꺼졌던 제단에 다시 불꽃이 피어올랐다. 태양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먹구름을 뚫고 세상을 비추기 시작했다.
솔라라의 사람들은 기적을 목격했다. 어둠에 길들여졌던 눈이 다시 빛을 마주했고, 땅은 따뜻함을 기억했다. 카이는 더 이상 평범한 소년이 아니었다. 그는 '불꽃의 계승자', 새로운 불의 수호자로 불리며 도시의 재건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이 불씨는 희망의 시작일 뿐,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것을.
그리고 먼 훗날,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하늘이 다시 어두워지기 전, 불꽃은 또 한 명의 계승자를 부를 것이라고. 그때를 위해, 솔라라의 마지막 불씨는 여전히 제단 깊은 곳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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