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 불렀다. 그곳은 지도를 따라도 찾을 수 없고, 길을 만들려 해도 금세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잃어버린 이들, 잊혀진 이들, 혹은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싶은 사람들만은 이상하게도 그 숲을 찾아갈 수 있었다. 숲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대신 기억을 보여주었다.
엘라는 기억을 잃은 채 숲에 들어섰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지만, 숲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나무들은 그녀가 지나칠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리며 과거의 장면을 내비쳤다. 희미한 웃음소리, 사라진 누군가의 얼굴, 그리고 불 속에서 타오르던 한 장의 편지. 숲은 잊힌 기억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며, 그녀의 퍼즐을 맞춰주고 있었다.
숲 깊숙한 곳에는 **‘기억의 호수’**가 있었다. 호수는 완벽히 맑고, 그 안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비친다고 전해졌다. 엘라는 그곳에 다가갔다. 그리고 물속에 비친 모습은 지금의 그녀가 아니었다. 머리가 더 길었고, 눈은 더 밝았으며, 웃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가슴 속 어딘가에서 무언가 부서지듯 복원되었다.
기억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잔인했다. 엘라는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되찾았지만, 그 기억 속에는 한 도시의 배신, 가족을 떠난 선택, 그리고 스스로를 지운 결심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그 기억을 다시 품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숲은 속삭였다. “기억은 짐이 아니라 길이야. 너는 과거가 아닌, 기억의 끝에 무엇을 선택하느냐로 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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