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B호는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주민들은 그 집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대해 소문을 나누곤 했다. 밤마다 들리는 낡은 피아노 선율, 누군가 중얼거리는 목소리, 그리고 때때로 울리는 문 두드림 소리. 아무도 그 집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대학생 ‘지훈’은 호기심에 못 이겨 6B호에 들어가 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그 집에서 무언가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찾고 싶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래된 가구들과 먼지가 쌓인 방들이 그를 맞았다. 하지만 그 방 안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그리고 그 순간, 낡은 피아노에서 잔잔한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훈은 피아노 앞에 앉아 조심스레 건반을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공기가 변했다. 창문 너머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고, 벽 너머에서 과거의 기억들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는 그 방이 누군가의 삶과 비밀, 그리고 오래된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달았다.
며칠간 지훈은 6B호를 찾아왔다. 그 방의 메아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과거에 이곳에 살던 여인이 남긴 편지와 일기장을 발견했다. 그녀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미처 이루지 못한 꿈과 사랑이 방 안에 머물러 있었다. 지훈은 그녀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그 영혼이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마지막 밤, 지훈은 피아노를 치며 그녀의 마지막 노래를 연주했다. 방 안의 공기가 따뜻해지고, 창문 밖에서 은은한 빛이 스며들었다. 메아리는 점차 사라지고, 6B호는 다시 침묵에 잠겼다. 그날 이후, 이상한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지훈은 알았다. 어떤 메아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잊혀진 존재의 간절한 외침이며, 그 외침에 귀 기울여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6B호는 그렇게, 오래된 기억과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 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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