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별들이 검은 하늘 위에 수놓아져 있었고, 그 사이로 잔잔한 바람이 지나갔다. 윤하는 오래된 천문대 앞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곳은 그와 처음 별을 보던 곳이었다. “별에도 목소리가 있을까?” 그가 웃으며 묻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었다.
그는 늘 별을 사랑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단순한 취미라고 생각했지만, 윤하는 알았다. 그에게 별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세상과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라는 것을. 그가 세상을 떠나던 날, 윤하는 별을 볼 수 없었다. 하늘은 흐렸고, 그녀의 눈물은 그날의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그 후로 오랫동안 윤하는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별이 보이지 않으면 그를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잊는다는 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어느 날, 꿈에서 그가 나타나 말했다. “내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다시 하늘을 봐.”
그날 이후 윤하는 천문대를 다시 찾았다. 낡은 망원경에 눈을 대자, 마치 오래된 친구가 그녀를 반기는 듯했다. 별빛은 부드럽게 깜빡였고, 그 속에서 희미한 노래가 들려왔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소리였다. 그것은 분명, 그의 목소리였다.
“괜찮아, 윤하야. 난 여기에 있어.”
그의 목소리가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었다. 윤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바람이 머리칼을 스치며 지나갔고, 그녀의 입가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다. 별빛은 그 미소를 따라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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