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철로 만들어진 사람이었다. 차가운 금속이 그의 뼈였고, 무거운 강철이 심장이었다. 감정이란 불완전한 회로라며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거나 흥미로워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다만, 그는 밤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처럼 날 수 있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하고.

어느 날, 소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종이로 만든 날개를 등에 달고, 공원 벤치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종이접기로 새를 만들었고,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그 가벼운 생명들을 보며 웃었다. 철의 심장을 가진 그는 그녀를 멀리서 지켜보았다. 연약하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그 종이 날개가, 자신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무언가를 품고 있다고 느꼈다.

소녀는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당신은 왜 항상 땅에만 있어요?"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무겁고 딱딱한 심장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소녀는 웃으며 자신의 종이 날개 하나를 찢어 그에게 건넸다. “이건 진짜 날게 해주진 않지만, 상상하게는 해줘요.”

그날 이후, 그는 매일 소녀와 함께 종이 날개를 접었다. 그녀는 그에게 날개에 담긴 의미를 가르쳐주었고, 그는 그녀에게 심장의 무게에 대해 말해주었다. 서로의 세계는 너무도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그 차이가 둘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