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에, 세상을 지배하던 위대한 존재가 있었다. 바로 ‘용(龍)’이었다. 용은 단순한 신화 속 생물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와 천상의 의지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불과 바람을 다스리고, 번개를 부르며, 사람들의 운명을 가르는 존재로 숭배되었다. 그리고 전설은 말한다—언젠가, 그 용의 피를 이은 자가 다시 세상에 나타날 것이라고.
용의 계승자는 단순히 강한 힘을 물려받은 이가 아니다. 그는 용의 분노와 지혜, 고독과 책임을 함께 짊어진 자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힘은 파괴와 창조, 둘 다를 품고 있기에, 계승자는 선택의 갈림길 앞에 서게 된다. 자신이 받은 유산을 어떻게 쓸지에 따라, 그는 세상을 구원할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
계승자의 여정은 언제나 고난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정체를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운명의 부름을 듣는다. 잠든 피가 깨어나고, 꿈속에서 불길한 형체와 마주하며, 세상은 그에게 등을 돌리거나 기대를 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묻는다—“나는 누구인가? 나는 인간인가, 아니면 괴물인가?”
하지만 용의 진정한 유산은 단지 힘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통제하는 용기이자, 혼란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의지이다. 진정한 계승자는 싸움을 통해 성장하고, 파멸의 유혹을 이겨내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한다. 그가 감당해야 할 것은 단지 자신의 운명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얽혀온 용의 기억과 죄업이기도 하다.
세상은 그에게 경외와 공포를 동시에 보낸다. 누군가는 그를 왕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재앙이라 부른다. 그러나 결국, 계승자가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그의 전설은 칼날이 되거나 빛이 된다. 용의 계승자란 곧 선택받은 자가 아닌, 선택하는 자이다. 그는 과거의 유산을 짊어진 동시에, 미래를 개척할 사명을 지닌 존재다.
그리고 오늘, 하늘이 다시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먼 산등성이 너머, 용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오래된 노래가 다시 불려진다. 사람들은 속삭인다. “그가 돌아왔다. 마지막 용의 피를 이은 자, 잊혀졌던 불꽃의 후계자가…” 그리고 용의 계승자는, 고요히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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