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소설로, 20세기 초 동아시아 격변기의 역사와 인간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소설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배경으로, 중국의 하얼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운명과 격동의 시대를 담고 있다. 김훈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문체가 돋보이며, 역사와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이야기는 하얼빈이라는 도시가 지닌 복잡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펼쳐진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전쟁과 혼란, 그리고 이국 땅에서 겪는 고통과 상실을 통해 인간 본성과 삶의 무상함을 경험한다. 소설은 개인의 삶과 역사의 거대한 흐름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포착하며, 인간의 고독과 운명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김훈은 사실적인 역사적 배경 묘사와 더불어,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탐구한다. 그의 문장은 짧고 강렬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연민과 냉혹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소설은 하얼빈이라는 공간을 통해 동아시아 역사 속에서 얽히고설킨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동시에 인간의 삶이 얼마나 덧없고 불확실한지를 보여주며, 개인의 삶과 역사 사이의 긴장 관계를 깊이 성찰한다. 이러한 점에서 역사 소설로서의 문학적 가치도 높다.

하얼빈은 발표 이후 한국 문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김훈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에게 인간과 역사의 복잡한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김훈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와 한계를 탐구한다. 하얼빈은 단순한 역사 소설을 넘어 인간 삶의 본질과 시대의 무게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문학적 걸작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