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 위에서는 은빛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땅을 ‘달빛의 제국’이라 불렀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달처럼, 제국은 수백 년 동안 굳건히 서 있었다. 그러나 그 영광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서서히 번지고 있었다.
황궁의 정원은 고요했지만, 고요 속에 숨은 긴장감은 날카로웠다. 황제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후계자 문제는 귀족들의 야심을 불러일으켰다. 모두가 제국의 운명을 걱정하는 척했지만, 사실은 제국의 빛을 차지하려는 욕망으로 눈이 빛나고 있었다.
이 제국은 달의 힘을 숭배하며 세워졌다. 전설에 따르면, 첫 번째 황제는 달의 여신과 맺은 계약으로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달빛은 제국을 지켜주는 축복이자, 동시에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저주였다. 밤마다 빛나는 궁전의 탑은 아름다웠지만, 그 속에는 제국의 운명을 바꿀 비밀이 감춰져 있었다.
동쪽 변경의 작은 마을에서 한 소년이 태어났다. 그의 탄생일, 달빛은 유난히 붉게 물들었고, 마을의 장로들은 불길한 징조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훗날 이 소년이 제국의 운명을 쥐게 될 인물이라는 것을.
달빛의 제국은 지금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지만, 그 빛은 점점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 빛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꺼지거나, 더 강렬히 타오르게 될 것이다. 역사는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고, 달빛 아래 제국의 미래가 결정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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