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전직 연쇄살인범의 시선을 통해 기억과 정체성, 인간 심리를 탐구하는 심리 스릴러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범죄와 기억, 그리고 인간 내면의 혼란을 절묘하게 결합해 독자에게 긴장감 넘치는 동시에 깊은 사유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김영하 특유의 날카로운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소설의 주인공 ‘김병수’는 전직 살인범으로, 치매 초기 증상으로 인해 점점 기억이 흐려지고 자신과 주변 상황을 혼동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의 범죄 기억과 현재의 혼란이 뒤섞이며, 그는 자신과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의심하고 경계하게 됩니다. 이 독특한 시점은 독자에게 끊임없는 긴장과 불확실성을 안겨줍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억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정체성과 도덕성의 불안정을 다룹니다. 주인공의 치매 증상은 단순한 병리학적 현상이 아니라, 자아가 무너지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김영하는 이를 통해 ‘기억’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사라질 때 인간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소설은 복수와 용서,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합니다. 과거 살인범으로서의 죄책감과 현재의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판단이 혼란스러운 주인공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독자는 그의 내면 갈등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윤리적 문제를 함께 마주하게 됩니다.

김영하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며, 치밀한 플롯과 날카로운 심리 묘사가 돋보입니다. 소설은 긴박한 사건 전개와 함께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내면 세계를 입체적으로 그려내어 독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살인자의 기억법』은 단순한 범죄소설을 넘어선 문학적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억과 정체성,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다룬 심리 스릴러입니다. 김영하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도덕적 문제를 날카롭게 탐구하며, 독자에게 긴장감과 깊은 사색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한국 현대문학에서 독특하고 강렬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