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상 누구보다도 서로를 사랑했던 지훈과 수아. 그들의 사랑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뜻했고, 겨울의 첫눈처럼 순수했다. 하지만 운명은 그들에게 장난을 걸었고, 오해와 거리로 인해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도 지훈은 매년 첫눈이 오는 날이면 같은 벤치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그 벤치는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함께 앉았던 그 자리였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잊으라 했지만, 그는 항상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들어봐요, 사랑은 아직 살아 있어요.”

한편, 수아도 매년 같은 시간, 멀리서 그를 바라보았다. 다가가지 못했던 건 미안함과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수아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지훈 옆에 앉았다.

지훈이 놀라 돌아보자,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너무 늦었죠?”
지훈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널 기다리는 건…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었어.”

그 순간, 하늘에서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도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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