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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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국가 폭력과 집단 학살의 잔혹함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연대, 그리고 기억의 의미를 묻는 강렬한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을 넘어, 한 개인이 겪은 비극을 통해 집단적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주인공인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시점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소설은 독특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장마다 화자가 바뀌며, 독자는 동호의 친구, 시신을 수습하는 자원봉사자, 고문을 견뎌낸 청년,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그 기억을 간직한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다층적인 구성은 한 사건이 개인들에게 남긴 상처가 얼마나 다양하고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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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살아남았지만, 살아남은 것 자체가 고통이 됩니다. 죽음을 목격하고, 친구를 잃고, 고문을 당한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그 상처를 덮기보다는 들여다보며, 기억을 통해 고통을 증언하고자 합니다. 특히 “기억하지 않는 자, 반복한다”는 메시지가 작품 전반에 흐르며, 국가 폭력이 잊히는 것을 경계합니다.

한강은 이 소설에서 시적이면서도 절제된 문체로 극심한 폭력과 인간의 고통을 담담하게 그립니다. 그녀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냉정한 시선으로 인물들의 상처를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고통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이 방식은 독자에게 감정적 충격뿐 아니라 윤리적 질문도 함께 던집니다.

『소년이 온다』는 단지 과거의 참혹한 사건을 되풀이해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지,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묻습니다. 잊지 않음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외면하는 순간 다시금 폭력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합니다.

결국 『소년이 온다』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동호라는 한 소년의 순수한 죽음은 단지 비극적인 역사로만 남지 않고, 지금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연대와 책임의 윤리를 요구합니다. 이 작품은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문학적 추모이자,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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