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은 왕국의 가장 오래된 사원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단순히 전설로 여겼다. 그러나 학자들은 오래된 기록 속에서 ‘시간의 문’이라는 이름을 찾아냈다. 열 수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수많은 왕과 영웅이 그 문을 열고자 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한 자는 없었다. 문은 언제나 닫힌 채로 있었고, 가까이 다가간 자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그곳을 금지된 성역이라 부르며 다시는 접근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단은 언제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법이었다.

한낮의 햇살이 사라지고 달빛이 가장 짙어진 순간, 문 앞에 낯선 소년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오래전 잃어버린 시간의 열쇠가 쥐어져 있었다. 누가 그에게 그것을 건넸는지, 혹은 왜 선택받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다만 그 순간, 문이 처음으로 낮게 울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소년의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동시에 어렸다. 문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그가 열쇠를 문에 꽂자, 사방의 공기가 흔들리며 현실과 시간의 경계가 갈라졌다. 오래전부터 봉인된 역사가 깨어나고 있었다.

세상은 알지 못했다. 그날 밤, 소년이 연 문이 단순한 과거의 길도, 미래의 길도 아니었다는 것을. 그것은 모든 운명을 뒤흔들 ‘시간의 선택’을 불러오는 길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사람들은 그를 ‘시간의 문을 여는 자’라 부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