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계절이 지나고, 수많은 이야기가 그 물결 속에 스며들었다. 강은 때로는 생명을 품고, 때로는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냉혹한 존재였다. 그 강이 가져간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한 가족의 기억과 아픔이었다.
어린 소년 지훈은 강가에 앉아 물 위로 떠내려가는 작은 나무 조각배를 바라보았다. 그 조각배는 아버지와 함께 만든 마지막 추억이었다. 그러나 그 강은 어느 날 아버지를 데려갔고, 지훈에게는 말할 수 없는 슬픔만 남겼다. 강은 무심한 듯 모든 것을 앗아갔다.
세월이 흐르고, 지훈은 강에 대한 두려움과 미움 대신 이해를 배우기 시작했다. 강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는 돌려주지 않지만, 동시에 새로운 생명을 키우고, 세상을 이어주는 흐름이었다. 그는 강가에서 잊혀진 시간과 화해하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훈은 강가에서 오래된 유물을 발견했다. 그것은 아버지가 남긴 작은 목걸이였고, 그 목걸이는 강이 가져간 것들 중 하나의 흔적이었다. 그 순간, 강은 단순한 상실의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사랑이 흐르는 통로임을 깨달았다.
지훈은 목걸이를 품에 안고 강을 따라 걸었다. 강이 데려간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들은 강물 속에서, 바람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었다. 강은 잃어버린 것들의 집이자, 새로운 시작의 장소였다.
밤이 찾아오고, 강 위에 별빛이 반짝였다. 지훈은 고요한 강물 위로 자신의 이야기를 속삭였다. 강은 그 소리를 조용히 안아주었고, 그의 마음속 깊은 상처를 조금씩 어루만졌다. 강이 가져간 것들은 결국, 그를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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