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작가

도시 외곽의 한적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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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하린’은 어느 날 밤 이상한 현상을 목격한다. 집 앞 가로등 아래에서 혼자 춤을 추는 사람의 그림자. 그곳엔 아무도 없었고, 그림자만이 고요한 어둠 속에서 유려한 동작으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처음엔 피곤한 눈의 착각이라 생각했지만, 그 그림자는 다음 날 밤에도, 또 그다음 날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하린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핸드폰으로 그림자를 찍으려 했지만, 화면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 그림자는 눈으로 볼 수는 있지만 어떤 기계로도 기록되지 않는 존재였다. 그리고 점점 더 기묘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하린의 방 벽에 걸린 자신의 그림자가, 밤이 되면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밤이 깊어갈수록, 그림자는 더욱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고, 마치 자신만의 의지를 가진 존재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하린은 학교 옥상, 공원, 버스 정류장 등에서 그림자들이 모여 무언가를 표현하듯 군무를 추는 장면을 목격했고, 그 춤이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몸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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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거듭한 끝에 하린은 과거 이 동네에서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오래된 기사를 발견한다. 10년 전, 이 동네에서는 연달아 몇 명의 아이들이 흔적 없이 사라졌고,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었다. 하린은 문득, 그림자들이 춤으로 보내는 움직임이 **그 실종 사건과 관련된 ‘마지막 기억’**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아이들의 영혼은 형태를 잃고 그림자로 남아, 자신들의 존재를 기억해달라고 절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린은 매일 밤, 그림자들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 춤은 단순한 모방이 아닌, 그들의 기억을 재현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의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림자 하나가 하린에게 다가와 처음으로 손을 뻗었다. 그 손끝이 닿는 순간, 하린은 짧은 환영을 보게 된다. 사라진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본 풍경, 그리고 범인의 얼굴.

그 단서를 통해 오래된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고, 마침내 범인이 잡히게 된다. 사건이 해결된 후, 마지막 밤, 그림자들은 더 이상 춤을 추지 않았다. 대신 가로등 아래, 조용히 모여 서로를 껴안듯 하나둘씩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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