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가정을 중심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변화, 그리고 전통과 근대 사이의 충돌을 그린 대표적인 근대 소설입니다. 작품은 전통적인 가부장제 가족과 새로운 사상과 가치관을 지닌 젊은 세대 사이의 대립을 통해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인간 내면의 갈등을 묘사합니다. 염상섭 특유의 사실적이고 심리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소설의 중심 인물은 가부장적인 가장과 그의 아들, 손자로 이루어진 삼대로, 이들의 관계를 통해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세대 차이와 가치관의 충돌이 드러납니다. 가장은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을 고수하며 권위를 유지하려 하지만, 아들과 손자는 근대적 사고와 개인주의를 추구하며 이에 반발합니다. 이 갈등은 가정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삼대』는 단순한 가족 이야기를 넘어,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한국 사회가 겪는 근대화의 고통과 혼란을 반영합니다. 각 세대의 인물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 애쓰지만, 그 과정에서 이해와 소통의 부재로 인한 상처와 갈등이 심화됩니다. 이는 당시 한국인의 정체성 혼란을 상징합니다.

염상섭은 세밀한 인물 심리 묘사와 사실적인 사회 풍경을 통해 독자가 각 인물의 내면적 고뇌에 공감하도록 이끕니다. 그의 문체는 절제되면서도 깊이가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세대 간의 가치 충돌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를 통해 작품은 독자에게 시대 변화의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삼대』는 전통과 근대, 권위와 자유, 개인과 가족 간의 갈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일제강점기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합니다. 이 작품은 당시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고발하며, 동시에 가족과 인간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발표 이후 『삼대』는 한국 근대문학에서 세대 갈등과 사회 변화를 다룬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염상섭의 문학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 소설은 한국 사회의 역사적 흐름과 인간 내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학적 자료로 읽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