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세계가 처음 태어났을 때 하늘의 신들은 세 가지 원소—물, 바람, 그리고 불—을 내려주었다. 불은 세상에 빛과 생명을 주었지만, 동시에 파괴와 고통도 가져왔다. 결국 신들은 불의 힘을 봉인하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단 한 명의 존재만을 남겼다. 그는 **"화염의 주인"**이라 불리며, 세상에 불의 질서를 지키는 자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은 그 존재를 잊었다. 오직 고대 문서 속에 ‘화염의 후계자’에 대한 기록만이 희미하게 남았을 뿐이다. 그러던 중, 황무지의 작은 마을에서 사는 소년 레온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분노에 휩싸이자, 그의 몸에서 불길이 폭발했다. 그날 밤 마을은 불타 사라졌고, 레온은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레온은 죄책감과 두려움 속에 떠돌이로 살아가게 된다. 그는 자신의 안에 잠든 힘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매일을 악몽처럼 견뎠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방랑자 사이렌은 그에게 진실을 알려준다. “너는 마지막 화염의 계승자야. 선택받은 자지. 하지만… 그 힘은 너만의 것이 아니야.” 사이렌은 레온에게 고대의 불꽃을 봉인한 장소 ‘에레보스 화산’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여정은 험난했다. 제국은 레온을 위협이라 여기고 그를 사냥했고, 어둠의 교단은 그를 ‘불의 심판자’로 이용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사이렌과 새로운 동료들—바람을 다루는 소녀 아리아, 차디찬 칼을 지닌 기사 카렌—과 함께 점점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의 불꽃은 더 이상 파괴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것은 소멸 위기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불꽃이었다.

에레보스 화산에서 레온은 최후의 선택을 해야 했다. 안에 잠든 고대의 화염신 ‘이그나르’를 해방시킬지, 아니면 자신이 그 불꽃을 완전히 흡수해 새로운 주인이 될지. “나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 이 불꽃은 내 것이다. 내 의지로, 모두를 지킬 것이다.” 그의 몸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세상을 뒤덮었고, 하늘조차 붉게 물들었다.

그날 이후, 사람들은 그를 진정한 화염의 주인, ‘플레임로드 레온’이라 불렀다. 그는 불꽃을 통해 무너진 대지를 다시 일으키고, 희망이 꺼진 이들에게 따스함을 나누었다. 과거의 화염이 파괴였다면, 레온의 화염은 재생이었다. 그리고 그의 전설은 오늘날에도 불꽃처럼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