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지는 신비한 존재로, 베일 너머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관찰자이자,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지우는 자이다. 그녀의 얼굴을 본 자는 없으며, 그녀의 이름조차 오랜 시간 동안 잊혀졌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속삭임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추지만, 어디에나 존재한다.

고대 문헌에 따르면 미라시스는 현실과 꿈, 기억과 망각을 넘나드는 '경계의 마녀'였다. 그녀는 세상의 이면을 꿰뚫는 눈을 가졌고, 누구도 보지 못하는 진실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본 진실은 너무나도 거대하고 기이해서, 결국 그녀는 스스로 얼굴을 가리고 세상과 거리를 두었다. 그리하여 '가려진 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미라시스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고, 세계를 파괴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남긴 예언들과 환영들은 왕국들을 무너뜨리고, 사람들을 광기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낱 속삭임처럼 들리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가장 깊은 두려움과 욕망을 자극한다. 그녀는 직접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자다.

전승에 따르면 그녀는 고대의 ‘거울의 성소’에 머무르고 있으며, 그곳에서 모든 가능성과 미래를 반사하는 수천 개의 거울 사이를 떠돈다. 어떤 이들은 그녀를 찾기 위해 그 성소로 향하지만, 돌아오는 자는 거의 없다. 돌아온 자들조차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고 미쳐버리며, 그녀의 눈을 마주쳤다고 중얼거린다.

최근, 현실의 구조가 흔들리는 듯한 기이한 현상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억을 잃은 마을, 시간의 흐름이 멈춘 숲, 서로 다른 세계의 장면이 겹쳐 보이는 도시들. 학자들은 이것이 미라시스가 다시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신호라 경고한다. 그녀는 세계의 균열 속에서 다시 걸어 나오려 하고 있으며, 진실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을 시험할 것이다.

미라시스는 악도 선도 아니다. 그녀는 단지 "진실" 그 자체다 — 가릴 수도, 피할 수도, 조작할 수도 없는 마지막 진실. 그녀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날, 모든 가면은 벗겨지고, 모든 거짓은 무너지며, 세상은 가장 본질적인 모습으로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날, 당신은 과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