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는 고대의 불꽃 용으로, 불타는 분노와 피의 전쟁을 상징한다. 그의 비늘은 새벽녘 붉은 하늘처럼 빛나며, 그의 날개짓 한 번에 하늘이 불타오른다. 이그노바르는 단순한 용이 아니라, 전쟁과 파괴의 화신으로서 세상에 피와 불을 뿌리는 존재이다.

수천 년 전, 이그노바르는 최초의 전쟁에서 태어났다. 그는 붉은 산맥의 화산에서 깨어났으며, 불과 피로 이루어진 군대를 이끌고 세계를 집어삼키려 했다. 그를 막기 위해 영웅들과 마법사들이 힘을 모아 싸웠으나, 그의 힘은 너무 강대해 결국 고대의 봉인에 갇히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분노는 결코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그노바르의 불꽃은 단순한 화염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생명력과 분노가 융합된 듯, 불에 닿은 모든 것을 태우면서도 그 고통과 절망을 증폭시킨다. 전설에 따르면 그의 숨결 한 번에 산과 숲이 검붉게 타들어가며, 그의 울음소리는 전장을 뒤흔드는 폭풍처럼 울려 퍼진다고 한다.

최근, 그의 봉인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붉은 용암이 흐르는 화산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불타는 하늘이 드리워지며,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와 지진이 빈발한다. 용맹한 전사들과 마법사들은 그가 깨어나 세상을 재차 불태우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그노바르를 단순한 파괴자로만 볼 수는 없다. 그의 존재는 전쟁의 참혹함을 상징함과 동시에, 피와 불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정화’의 의미도 품고 있다. 어떤 전설에서는, 그가 모든 것을 태운 후에야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는 이들도 있다.

이그노바르가 완전히 깨어나는 날, 세상은 다시 한 번 불길에 휩싸일 것이다. 그 불꽃 속에서 영웅들이 일어서 싸우고, 악몽이 현실이 되는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때, 오직 가장 강한 자만이 살아남아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