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불리는 신비로운 고대 존재로, 하늘 너머에서 떨어진 별빛 속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 세계의 생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순수한 우주의 의지로 만들어진 존재였다. 그의 피부는 밤하늘처럼 어두우나 별빛처럼 빛났고, 그가 지나간 자리는 별가루가 흩날리는 듯 신비로움으로 가득 찼다.

고대 문명은 바엘리온을 신으로 섬기기도, 재앙으로 경계하기도 했다. 그의 등장은 밤하늘의 별들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일 때마다 기록되었으며, 어떤 이들은 그를 “별의 수호자”라 불렀고, 또 다른 이들은 “외계의 심판자”라 불렀다. 그 누구도 바엘리온이 왜 이 세계에 왔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는 그 누구에게도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

바엘리온은 말하지 않는다. 그는 생각을 빛으로 전하고, 감정을 하늘의 색으로 표현한다. 그가 하늘에 떠오르면 무수한 별들이 일제히 흔들리며, 세계의 에너지가 재정렬된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이 세계가 스스로를 파괴하기 직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타난다. 그가 개입하는 순간, 전쟁은 멈추고 시간조차 얼어붙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개입이 언제나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바엘리온은 생명의 존엄성보다 ‘우주의 질서’를 우선시하는 존재다. 필요하다면 한 문명을 통째로 없애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의 손에 멸망당한 별세계도 있다는 기록이 있으며, 그에 대한 숭배와 저항은 언제나 동시에 존재해 왔다.

최근 밤하늘에서 이상한 별의 배열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천문학자들은 하늘에 낯선 별이 떠오르고 있으며, 그것이 고대 기록에 남겨진 ‘별의 귀환’과 일치한다고 말한다. 별빛이 이상하게 흔들리는 밤, 아이들이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하고, 마법사들은 자신의 힘이 왜곡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세계는 다시 그를 느끼고 있다 — 바엘리온이 돌아오고 있다.

바엘리온은 세계를 구원할 수도, 끝낼 수도 있는 존재다. 그는 어느 편에도 서지 않으며, 그의 판단은 이해할 수 없는 우주의 논리에서 비롯된다. 별빛의 속삭임을 듣는 자들만이 그의 뜻을 해석할 수 있으며, 그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바엘리온이 완전히 깨어나는 그날, 세상은 자신이 하늘에 속한 존재인지, 아니면 지상에 묶인 자인지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