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여 한반도의 역사와 민중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20세기 초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그리고 6·25 전쟁 이후까지 약 40년에 걸친 긴 시간 동안 경상남도 하동과 그 주변 지역을 무대로 여러 인물들의 인생과 갈등, 사랑과 고난이 펼쳐진다. 『토지』는 방대한 인물 군상과 복잡한 사건들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 의식을 탐구한다.

이 작품에서 ‘토지’는 단순한 땅을 넘어 민족과 생명, 삶의 근본적인 뿌리를 상징한다. 특히 일제의 수탈과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지켜나가는 농민과 서민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박경리는 토지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와 땅에 깃든 역사를 통해 한국인의 삶의 근원과 애환을 진솔하게 담아내었다.

『토지』는 여러 가문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얽히며 복합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가치관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토지와 삶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이들의 사랑, 갈등, 배신, 화해가 작품 전반에 걸쳐 긴장감 있게 펼쳐지며, 독자에게 인간 본성과 사회 변화를 동시에 성찰하게 한다.

박경리의 문체는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으며, 자연과 인간, 역사와 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데 뛰어나다. 특히 농촌의 자연 풍경과 계절의 변화가 작품의 정서와 분위기를 풍부하게 만들고, 인물들의 감정과 갈등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러한 문학적 특성 덕분에 『토지』는 한국 문학사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토지』는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서 인간 존엄성과 공동체 정신, 그리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의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과정에서 고난을 겪는 인물들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드러내면서도, 희망과 생명력,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다. 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