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가슴 안에는 ‘유리로 된 심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단순한 비유라고 생각했지만, 세연은 실제로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상처를 받아도, 그 안에서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한때 그녀의 심장은 투명하게 빛났다. 사랑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유리는 햇살처럼 반짝였고, 세상은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사랑이 끝난 날, 균열은 시작되었다. 아주 작은 한마디, 차가운 시선 하나가 유리 위로 금을 내리쳤다. 그리고 그 금은 점점 넓어졌다.
세연은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깨진 조각을 붙일 자신이 없었다. 대신 그녀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마음을 단단히 닫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완전히 닫힌 마음은 더 쉽게 깨졌다. 외로움은 차가운 바람이 되어, 유리 위에 서리를 만들었다.
어느 날, 낯선 남자가 그녀의 카페에 찾아왔다. 그는 오래된 시계를 고치는 기술자였다. “이 시계는 시간이 멈춰 있었어요.” 그가 말하자, 세연은 자신이 들키는 기분이 들었다. 그 남자의 말은 마치 그녀의 마음을 향한 것이었다. “멈춘 것도,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조금씩 변했다. 남자는 매일 찾아와 고장 난 시계를 고쳤고, 세연은 그 옆에서 조용히 차를 내렸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그 침묵 속에서 작은 온기가 자라났다. 그녀의 유리 심장은 아직 완전히 붙지 않았지만, 깨진 틈새로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연은 알았다. 유리는 한 번 깨지면 예전처럼 투명해지지 않지만, 그 상처 자리에 빛이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빛은 사랑이었다. 부서졌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심장. 그것이 그녀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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