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0 작품

랭커들의 행운 토템이 되었습니다
3.5 (3)

각성자가 되었다. 근데 직업이 행운 토템이라 내 주변에 있으면 강화가 잘 된단다. 이 능력으로는 던전 공략도 할 수 없고, 돈이나 벌자 싶어 헌터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강화 성공 확률 5% 올려 드립니다. (보수 선제시)]그리고, 랭커들이 돈다발을 들고 찾아오는 강화 맛집이 되었다.별다른 능력도 없이 던전에서 죽고 싶진 않아 강화나 도우며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내 레벨이 오르면 행운 수치도 같이 오르는 걸 눈치챈 랭커들이 멱살 잡고 끌고 간다.던전 공략 서바이벌이었던 랭커들의 게임 장르가 프린세스 메이커로 변해 버렸다.“리온 씨. 경험치 몇 퍼센트?”“37.3 퍼센트요.”“리온 씨. 이제 몇 퍼?”“……잠시만요, 딱 50 퍼센트 됐어요.”...“리온 씨-”“72.5 퍼센트예요.”“꽤 빠르군.”“그쵸! 그럼 오늘은 이 던전까지만-.”“아니, 이 던전 말고도 두 개 더 준비해 뒀어. 오늘은 딱 3레벨만 더 올리고 보내 주지. 너무 오래 돌면 초보자인 리온 씨는 힘들 테니.”‘저기 곧 해 뜨겠는데요…? 아까부터 오들오들 떨고 있는 고블린은 안 보이시나 봐요.’기세등등하게 달려오던 고블린들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던전에 밤만 되면 경험치에 미친 랭커가 나온다는 소문이 난 듯하다. 할 말은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오빠 살려 줘.피 대신 만년설 정수가 흐를 거라는 소문만큼, 자비 없는 랭킹 1위는 내 경험치 집착광공이 되었다.50레벨만 찍으면 당분간 고생은 끝이라는 말에 죽어라 던전만 돌았다. 그리고 나는 “당분간”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다.몇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던전을 돌아 49레벨 99.9%가 되자, 시스템이 나타났다.[2차 전직 퀘스트][목표 : 나뭇가지를 던져 하얀 여우 10마리를 잡아 보자!][보상 : <특수 직업:행운 토템 Ⅱ>로 전직 가능+) <특수 직업:행운 토템 Ⅱ>로 전직 시 <원하는 옵션이 안 나온 건 네가 아직 돈을 덜 썼기 때문이야(액티브 스킬)>를 획득한다.+) <원하는 옵션이 안 나온 건 네가 아직 돈을 덜 썼기 때문이야(액티브 스킬) Lv. 1> : 스킬 사용 시 대상자의 행운을 증가시켜 원하는 부가 옵션이 나올 확률을 소폭 높여준다. (스킬 시전자의 레벨이 높을수록 스킬 효과가 증가한다.)]주위 랭커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안감이 퍼뜩 머릿속을 스쳤다.‘들키면 X 된다.’돈이고 뭐고, 2차 전직을 하는 순간 내 워라밸과는 영원히 안녕이었다.

지금부터 가이드 메이킹을 시작합니다
1.0 (1)

식중독으로 응급실에 갔는데, 정신을 차리니 마지막으로 읽은 가이드물 소설 <S급 가이드도 연애할 수 있나요?> 속 캐릭터에 빙의하고 말았다. 그것도 S급 가이드 여자 주인공의 여동생에게. 다 문제였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이 여동생 캐릭터가 작중 희귀한 여자 에스퍼란 사실이었다. ‘이고은’은 몸이 너무 허약한 유리 몸뚱이라 능력을 이기지 못하고 후에 도심 한복판에서 폭주하다 죽고 마는 비운의 캐릭터. 거기다 소설 전개상, 원작 여주가 S급 가이드로 각성하는 계기가 바로 이 여동생 캐릭터의 죽음이었다. “시이×…….” 눈을 뜨자마자 든 생각은 ‘인생은 정말 알 수 없고, 참으로 호박엿 같다.’였다. 어떻게든 살고 싶어 어마어마한 빽으로 가이드 특채까지 열었건만, 이놈이고 저놈이고 전부 다 최악의 매칭률뿐이었다. 그래서 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특채 전형에 지원만 하고 매칭 테스트 유형에 불참한 F급 너드남이 퍼펙트 매칭률을 기록했다. “와, 서이재. 진짜… F네?” 하지만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반드시 저 F급 가이드를 S급으로 키워야만 한다. [SYSTEM: 반갑습니다. 지금부터 가이드 메이킹을 시작합니다.] * * * “그리고 이해도 안 됐습니다. 가이딩이라는 게 어차피 자기 생명력 떼어다 에스퍼한테 퍼 주는 건데, 그게 대체 뭐가 좋다고 다들 그렇게 헌신적일 수 있는지. 그런데… 해 보니까 알겠습니다. 왜 다들… 그렇게 서로에게 집착하는지.” “…서이재 씨?” “너무나… 지켜 주고 싶었어요. 이고은 씨를 안는 내내. 이고은 씨가 저를 원하는 게 너무 잘 느껴져서… 저도 동화된 것 같습니다.” “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째 시간이 갈수록 돈도, 시간도 없고, 매일 ‘인간 싫어!’를 얼굴에 써 붙이고 다니던 서이재의 집착이 심해지는 것 같다. …이거 이렇게 흘러가도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