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5.0 작품

불순한 계약
5.0 (1)

드라마 판에 들어온 지 5년 차, 그사이 만든 드라마는 3개, 승률은 3전 3승, 삼대가 덕을 쌓아야 터진다는 대박만 3개, 3연타석 홈런보다 어려운 걸 해낸 신의 기획, 신지원. 무엇 하나 두려울 것 없는 그녀의 인생에 과감하게 태클을 걸고 들어오는 이 남자. “모진경 작가님 세 번째 작품입니다. 잠깐 말씀드려도 될까요?” “아뇨. 차 좀 얻어 탔다고 피칭 기회를 드리고 싶진 않아요. 그건 공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엔터계의 큰손이자, BBN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만 15개 소유. BBN 대표 마선우. 소문대로 깐깐한 이 남자, 조금의 틈도 주지 않는다. 잘나가던 신지원 인생에 가장 큰 벽을 만난 느낌이었다. “신지원 씨는 일 이런 식으로 합니까? 신의 기획 어쩌고 하더니 운이 좋았나?” 5년 전, BBN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을 때도 그가 면접관으로 있었고, 지금의 이 수모를 겪는 상황에서도 그가 앞에 있었다. “울었군요.” “아닙니다.” “눈초리가 젖었어.” “미처 닦지 못한 물깁니다.” “약이 올랐고.” “…….”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이야.” 이 남자는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날 가지고 노는 건가. “아직은 제 상사 아니십니다. 제가 사표를 쓰면 앞으로도 아닌 거죠.”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들이받았다. 이런 인간 밑에서는 도저히 일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도망가는 사람이 대문을 열어놓으니 잡으러 오잖습니까.” 피하려고 해도 무례하게 쳐들어오는 이 불순한 남자. 그가 내민 불순함이 가득한 계약을 그녀는 받아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