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이센의 황제 카를로이는 황후 이본느를 증오했다. 하루 세 번쯤 그녀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원수인 델루아 공작을 꼭 닮은 얼굴도 싫은데, 아무리 모욕을 줘도 변함없이 무심하고 냉담한 성격은 더 끔찍했다. 죽든, 사라지든 그저 제 눈에 띄지 않는다면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는데……. 소원이 이루어졌다. 그가 그 소원을 더는 바라지 않을 때에.
“숨으려면 제대로 숨지 그랬어.” 힘겹게 떠났던 남자가 4년 만에 서연을 찾아왔다. 전 세계에서 각광받는 기업인 명성 푸드의 부사장이자, 그녀의 전남편인 차건하가. “다신 나타나지 말아줘요.” 차갑게 그를 외면했다. 하지만 떠나려는 그의 앞에 4살 남자아이가 나타났다. 건하와 똑같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였다. “아저씨는 누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