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지구인을 소환해 용사로 키워 마왕을 막는 세상. “야, 대박! 나 A급 적성 떴다!” “진짜? 난 C급인데…….” “나는 ‘초열법사’. 이거 S급 적성이야. 개쩔지?” “좋은 거 같은데? 나도 S급 ‘금강역사’ 나왔다.” 얼핏 들어도 잔뜩 들뜬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서우진이 우울한 눈으로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 ■ 이름 : 서우진 ■ 직업 적성 : 마왕 [측정 불가] ■ 레벨 : 1 ■ 스킬 : ??? [패시브] ==================== 고개를 들자, 그의 앞에 걸려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제8차 마왕 침공을 막기 위해 소환에 응해주신, 이계 용사님들을 환영합니다.』 서우진의 눈에서 반짝이는 뭔가가 흘러내렸다. “아, X됐다.”
역하렘 소설에 조연으로 빙의했다.여주인 황제에게 관심을 조르고, 후궁인 남주들에게 패악을 부리다가 결국 반역죄로 몰려 죽는 어린 후궁으로.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궁에 입궁한 직후에 내가 빙의했다는 것.황궁의 모든 이들은 나를 경계하기는 해도, 아직 싫어하지는 않았다.‘개기지 말고, 말 잘 듣자.’굳이 황제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후궁들인 남주들이 좀 눈치를 주지만, 납작 엎드리면 되지.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서, 정말 그렇게 했다.분명 그랬는데.“오늘 밤 내 침소로 오거라. 내 동화책을 읽어 주마!”“우, 울지 마세요. 이거 줄게요.”그런데 왜 다들 태도가 말랑하기 그지없는 거지.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당황스러웠다.‘……필요 없는데?’진짜 애정결핍 어린애도 아니고, 날 세상 사랑스럽다는 듯 보는 그 시선이 몹시 불편하다.보석과 비단이 가득한 동화책도, 황실의 가보인 여의주도 내가 어디다 쓰겠니.다 됐으니까 그냥 다들 내 궁에서 나가 줬으면 좋겠다.#동양풍 #육아……물? #성장 #힐링#부둥부둥 주변인들 #하이퍼리얼리즘 여주#눈새지만 노력파 황제폐하 #각자의 방법으로 여주 아끼는 후궁들#다 됐고 자고 싶은 여주#남주에게만 다정한 여주 #여주에게만 강아지 같은 남주
소설 속 남주들과 외딴섬에 갇혀버렸다.그것도 19금 피폐 소설에 나오는 남주들과 말이다.하지만 내가 빙의한 마거릿이란 캐릭터는 여주를 시기하여 괴롭히다가 곧 남주들에게 죽을 운명.그러니 살아남으려면 일단 남주들에게서 도망가야 하는데..."마거...릿?"남주 1의 손이 도망치려는 내 발목을 움켜쥐었다.초장부터 내 계획은 망하고 말았다.***치가 떨릴 정도로 날 싫어하던 인간들이섬에서 함께 지지고 볶는 동안 많이 변했다.“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 위험하니까.”“제발 널 돕게 해줘. 네가 어떻게 될까 봐 난 미쳐버리겠어.”“나 좀 봐줘, 응? 나도 좀 봐주면 안 돼?”여주에게 집착해야 할 미친놈들이 내게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다.나는 그저 무사히 살아남고 싶을 뿐인데.게다가 이 기묘한 열대의 섬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깊은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김지아 <남주들과 외딴섬에 갇혀버렸다>*표지 일러스트: 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