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께서는 많은 여인과 교합하시는데 왜 신첩은 아니 됩니까?” 황실에 맞지 않는 자유분방한 여인, 이 소용. 감히 지존을 저만의 것으로 삼겠다 말하다. 그녀는 단지 사랑하는 한 남자를 소유하려 했을 뿐. 시대의 이단아가 이끌어가는 방탕한 궁중 이야기. *** 낮마다 뜨겁게 바라보던 눈동자는 온기 없이 식고. 밤마다 어루만지며 예뻐해 주던 손가락으로는 딱딱한 의자만 굳세게 움켜쥐고. 그리웠다, 보고 싶었다고 말해주던 목소리로는, “간부를 몽둥이로 쳐 죽일 것이다.” 싸늘하게 선언했다.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황궁에서 후궁이 감히 다른 사내와 몸을 통했다. 그는 본보기로 엄하게 다스릴 생각이다. 사랑스럽게 끌어안았던 제 몸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찢고, 목숨을 떨구는 모습을 지켜보려 한다. 제가 고통받고 죽어가는 동안 그의 속은 시원해질까. 아니면 괴롭게 썩어들어갈까. 일그러진, 증오스러운 모습으로라도 평생 기억해 주려나? 문득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