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사망 이후 소설 속으로 빙의하게 된 박은하. 하지만 신은 아주 간단하게 그녀에게 빅엿을 주고 떠났으니,"단명할 상이네.”그녀가 빙의한 인물은 조만간 행복한 금수저인 채로 단명할 엑스트라였다.약혼남에게 독살당할 운명을 지닌 레리아나 맥밀런, 그녀가 단명을 피하기 위해 악마보다 더한 놈과의 거래를 시작한다.“거래를 청하고 싶습니다.”“말을 맞춰 주었더니, 재미없는 장난이었군.”살기 위한 엑스트라 빙의녀와 요사스러운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의 은밀한 비즈니스!‘이것 봐! 내 몸에 마그네슘이 부족한 것 같은데?’―과즙 같은 상큼함을 지닌, 레리아나 맥밀런.‘지금 네 입에서 나오는 게 말인지 똥인지 모르겠는데?’―속을 알 수 없는 이중인격자, 노아 윈나이트.유쾌하고 은밀한 두 남녀의 밀고 당기는 목숨 연장 프로젝트!일러스트 ⓒ 솔
소설은 하나의 세계와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춘동아 너는 몇 위야?”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소설 속 엑스트라]
“히렌의 까만 병아리. 이거 입에 붙네. 게다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걸?”수석은 도맡아놓았고, 용모 수려해, 집안 빵빵해, 모두가 동경하는 히렌 가의 공자님 카이츠 아일 히렌. 그런 그에게 적대감을 품은 유일한 여자사람 아란 지는, 성실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의 만년 차석이다. 하지만 아란이 저를 어떻게 보든, 저에게 뭐라고 하든 히렌에겐 병아리가 삐약대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히렌을 타도하겠다는 목표로 보낸 아란의 6년 세월. 아카데미의 졸업반에 들어선 그들의 질긴 인연은 조금씩 그 색깔을 달리하기 시작하는데…….“병아리는 활기차야지. 왜 이러고 있어?”이 녀석이 날 들어 올렸다. 내 옆구리에 팔을 끼워서 번쩍! 달랑!“까만 병아리. 이건 안 어울려. 길을 잃은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그 말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이리저리 피하던 시선을 맞추고 말았다.히렌은 웃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모이 먹어. 까만 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