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 - 용의 그림자> 국본의 그림자로 태어났기에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남자, 강. 역모에 얽혀 노비가 되었기에 그 어떤 꿈도 꿀 수 없는 여자, 우희.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기에, 무언가를 바라게 되었다. 바라게 되었기에, 꿈을 꾸게 되었다. 꿈에는 네가 있는데 눈을 뜨면 네가 없다. 너의 이름을 부른다. 부르고 또 부른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너를 찾다가 네가 없는 현실에 분개한다. 애통함에 잠식되어 온몸이 실기하였으니 눈멀어 볼 수 없고 귀먹어 들을 수 없다. 심중에는 피멍울이 맺혀 숨조차 쉴 수 없으니 우희야, 복수마저도 너의 가슴처럼 차갑구나.
<너는 평생 독수공방할 줄 알아라.>처음 만났을 때 그의 말이 진심이었던가.입궁한 지 9년, 교태전의 주인 가연은지아비인 서에게 무시와 냉대를 받아 오고 있었다.그럼에도 연모의 싹을 자르지 못하고 버티던 차,유일한 혈육인 오라비를 잃고서야 궁을 떠나기로 결심한다.“폐서인이 되어야겠다.”하지만 그 전에 서에게 분풀이하고 싶은 마음에남장을 하고 궁을 나선 가연은달빛을 품은 은월호에서 암행을 나온 서와 마주친다.달빛에 취해, 술에 취해 배짱 좋게 말을 붙인 그녀는서자 조 생원이 되어 서와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는데…….“문지방을 한번 넘어 보겠소?”“넘으면 나도 너처럼 고자가 되는 건가?”“아니. 지금 고자가 되면 피를 철철 흘리며 죽을 게요.”“그럼?”“달빛 아래를 같이 누비고 다녀 보지 않겠소?”“밤 기행을 다니자는 소린가?”그 밤을 계기로 시작된 가연과 서의 밤 나들이.과연 냉궁이라 불리는 교태전에 봄이 찾아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