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계약을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어쩌느냐? 이미 해버린 것을.”인간이지만 짐승이기도 한 남자 세류. 흑암보다 어둡고 얼음보다 서늘한 우아한 짐승인그와의 만남은 정해진 운명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신은 날 보면 자꾸 한숨이 나오죠. 난 당신을 보면 자꾸 눈물이 나와요.”넓은 세상에 홀로 살아가는 여자 라희.가진 게 없는 그녀에게 세류와의 만남은 인생의 구원이었다.슬픔을 예감하면서도 시작된 사랑.그 끝을 알 수 없어 애달픈 인연.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짐승들이 살아가는 대협곡의 이야기가 당신의 감성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끌려?” 눅눅히 젖은 목소리가 무례하게 소현을 붙잡았다. 느리게 입을 벌린 소현이 말했다. “응, 좀 그러네.” 술에 취해 잘못 들어간 방에서 어떤 한 남자를 마주친다. 실수로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끌린다며.” 휘청이듯 앞으로 기운 목소리가 일순 소현의 청각을 흩트렸다. 소현이 물러설 새도 없이 남자가 고개를 비틀었다. “나도.” 흐트러진 남자의 숨이 공기와 함께 피부로 달라붙었다. “그 말에 관심 생겼는데.” 독 같은 언어가 소현의 가슴에서 발화했다. 녹아내린 끈적한 타액을 삼킨 남자가 입술을 움직였다. “얌전히 있었으니 뭐라도 줘야지?” 노골적인 유혹 앞에 소현은 무방비했다. 하룻밤의 쾌락을 위해, 서로를 원해 달려들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가 다시 소현을 찾아와 뜻밖에 제안을 내민다. “나랑 세 번만 만나.” “너 지금 하고 싶은 게 세 번 만나는 거야, 아니면 세 번 자고 싶은 거야?” 그가 느리게 혀를 움직였다. “당연히 뒤에 거.” 직설적인 발언이었다.
패션지 에디터 지안. 약혼자의 양다리 소식에 무작정 파리로 떠난다. 낯선 도시에서 넋 놓고 있던 지안은 소매치기로부터 그녀를 구해준 현민과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하게 된다.3개월 후.지안의 회사에 능력치 만렙의 편집장이 새로 오고. 직원들과의 첫만남에 쉼없이 독설을 내뿜는 그는 바로 '원나잇남' 현민이었다.“내가 유지안 씨한테 꼭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예.”“그렇게 도망가면 기분이 어때?”“기억, 하시네요?”“그날…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나온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분명 메모를 남겨두고.”“뭐, 다 지나간 일이나 따지자는 건 아니고. 이렇게 말도 안 되게 다시 보니 반가워서.”“예, 저도….”현민이 지안의 말을 댕강 잘라 가로채며 마지막 말을 툭, 성의 없이 던지고는 유유히 사라져갔다.“나한테 찍히지 마요. 유지안 씨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으니 사전 경고 해주는 겁니다.”바람 잘 날 없는
소나코스메틱의 사장이자 완벽하고 냉철한 상사인 태경. 그를 짝사랑했던 유주는 자신을 비서 실장으로만 여기는 그의 태도에 지치고 도저히 제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 짝사랑 1년째, 사직서를 제출하고 만다. 그런데…… “너한테 인센티브를 챙겨 줄 생각을 못 했어.” “그게 무슨……?” “네가 제일 갖고 싶어 하는 걸로 줄게.” “네?” “내 몸을 바쳐서라도 주겠다고. 네 인센티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주의 흰색 블라우스 위로 손을 올렸다. “하지만 하기 전에 이건 분명히 해. 이번에도 끝나고 나서 딴소리하면, 그땐 못 참아.” 사직하려는 그녀에게 찾아온 은밀한 유혹, <인센티브>
황태자는 하룻밤을 보낸 여성과 몸이 바뀌는 저주를 받았고, 나는 그 저주를 풀지 못해 멸문당하는 공작가의 딸이 되었다. 저주를 풀고자 무심한 그를 유혹해 하룻밤까지 보냈다. 저주 해제약도 먹였겠다, 그에게 관심을 끊었는데…… “공녀, 그날 밤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날 떠나려나 본데.” “…….” “다시 한번 해. 이번엔 만족스럽게 해 주지.” 설상가상 풀려야 할 저주는 풀리지 않고 이젠 예고도 없이 수시로 몸이 바뀌게 되었다? 원래 몸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단 하나,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뿐. 그런데― “전하, 왜 여기까지 무리해서 달려오신 거예요?” “비 맞는 거, 싫어한다며.” “그건 전하를 유혹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어느새 변해 버린 그가 재킷을 덮어 주며 나직이 말했다. “이젠 내가 싫어. 네가 비 맞는 거.”
평민의 피가 흐르는 반쪽짜리 황녀 블론디나 주변의 천대 속 별궁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날 상처 입은 검은 고양이(?)를 치료해 준다. 외로운 그녀 인생에 안식처가 되어 준 고양이. 하지만 사랑스러운 줄만 알았던 그 고양이가 사실은……? * “그렇게 도망가면 사냥하고 싶어져.” 에이몬의 입술이 살갗을 부드럽게 더듬어 내려갔다. “날 주운 건 너잖아. 날 네 곁에 둔 것도 너잖아.” 열뜬 숨소리와 함께 속삭이던 에이몬이 기어코 그녀의 살갗을 깨물어 왔다. “그러니까 넌 날 끝까지 책임져야 해, 브리디.” *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다 컸을 때, 그녀는 깨달았다. 곱게 키운 줄 알았는데, 곱게 잡아 먹히게 생겼다고.
죽어가던 짐승을 구한 여자, 벨리아. 그때는 그가 이렇게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지도 몰랐다…. 나라를 버리고 달아나려던 벨리아에게 손을 내민 남자, 칸. 길들여지지 않은 기운과는 달리 그의 몸짓은 다정했고 허름한 제 삶을 바꿔주겠다는 그의 속삭임은 달콤했다. “당신을 치료하게 해 줘요.” “나와 함께 가자.”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그의 손을 잡을 수 있는데…. 그의 손을 잡아보기도 전에 오해만 쌓여가고. 다시 만난 그는 짐승이 아닌, 황제가 되어 있었다. “기어이, 황태자비가 되겠다는 건가.” “칸, 난 단지….” 감히 대답할 수 없었던 그의 질문. 그리고, “그 밤. 날 살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죽게 내버려 둬야 했어.” 은혜를 갚겠다며 한없이 다정하게 굴던 남자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대는 죽어가던 짐승 새낄 구한 거야. 그 짐승이 그댈 어떻게 물어뜯을지도 모르고.” 그의 분노를 닮은 붉은 망토가 허공에서 거칠게 휘돌았다.
7황녀 이뷔엔로즈는 한 번 죽음을 맞이했다.그녀의 마지막 기억은 반역을 일으킨 호문클루스들에 의해 황실이 망하고그들의 편에 선 동생의 계략에 빠져 독약을 삼키고 죽었던 기억이었다. 그런데“나…… 안 죽었어……?”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자신이 8살이나 어려진 채 과거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그것도 다음 대 후계자가 되는 3황녀가 정식으로 후계자로 낙점되기 전으로.‘이건 기회야.’3황녀 브리지테를 누르고 후계자로 인정받아 황실의 몰락을 막을 기회.그 대비의 일환으로 이브는 황제의 마음을 얻고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호문클루스들의 왕이자 공중감옥의 괴물 ‘미카엘’을 자신의 기사로 들이기로 하는데.“미카엘 그대가 필요해. 아주 절실하게 말이야.”과연 이뷔엔로즈는 그를 얻고, 무사히 황실을 지켜낼 수 있을까.이린비 장편 로맨스 판타지, <황녀, 반역자를 각인시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