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여고생 아이돌 도전기...라기엔 미묘하게 비틀어진 세계관. 주인공이 날강두빠라니 이 무슨... 다만, 그냥 뇌를 비우고 한컷한컷의 지엽적 사건묘사에만 빠져들어 읽으면 실소를 자아내는 무난한 킬링타임물로서 충분한 수준이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맛. 하지만 그 뻔한 맛을 요리하는 솜씨가 아주 훌륭하다. 그 뻔한 맛 자체를 싫어하거나 옛날엔 잘 먹었지만 요즘 와서는 질려 버린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지만. 난 한달 내내 저녁에 카레가 나와도 질리지 않고 먹는 사람이라서 재미있게 잘 읽는 중이다.



높은 평점 리뷰
장단점이 명확한 글. 물론 내 취향에는 잘 맞아서 평점을 후하게 줬다. 1. 플롯에 대맥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캐릭터의 개성에 의지한 서사가 주인 글이다. 캐릭터의 개성에 의지하는 글의 특성 상 등장 캐릭터 조형이 독자 취향에 맞으면 좋지만 맞지 않다면 읽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 경우에도 "느그 시엘라 양"까지 포용하고 가기는 쉽지 않았다. 2. 주인공에게 걸려 있는 버프와 페널티. 이는 소설의 완급조절을 위해 필요한 시련과 갈등을 창출하는 장치이다. 주인공에게 그런 페널티가 없었다면 주인공이 제프린에 등장하자마자 엔딩을 보고 끝났을 것이고, 주인공에게 그런 버프(황실혈통)가 없었다면 페널티 때문에 진작 열 번은 더 사망하고 배드엔딩이 떴겠지. 3. 그리고 정실은 아일라다. 끝. -------------------------------------2023년 8월 22일 추가-------------------------------- 놀랍게도 이 글은 아직까지 연재중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황실혈통에 의한 강제 보정에는 연애감정을 억제하는 숨겨진 효과가 있다는 게 거의 확실하다.
중증 밀덕이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싶어서 자기가 쓰고 싶은 소재(밀리터리 판타지)에 잘 팔리는 소재(러브코미디, 학원물, 열혈로봇물 등...)를 잔뜩 섞어서 내놓은 글. 그런데 이게 완성도가 높다. 작가의 이후 행보를 볼 때 뭔가 한심한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것은 본작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의 문제겠지.
일단 여성작가 특유의 테이스트가 아주 진하다. 물론 글에 페미 같은 거 묻었다는 건 아니니 그 점은 안심해도 좋다. 사소한 건 그냥 시원시원하게 넘어가는 그런 거 없다는 얘기다. 치밀하고 꼼꼼한 심리묘사, 다들 기묘하지만 주위에 하나둘쯤은 있을 법한 인간군상들, 그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러브코미디인지 스릴러인지 모를 에피소드들... 취향에 맞는다면 아주 제대로 직격할 수작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 취향에 안 맞을 가능성이 크다. 첫 1권 보고 마음에 들면 그대로 완주하시면 되고, 도저히 못 읽겠다 싶으면 거기에서 접으실 것을 권장한다. 그래서 나는 어땠냐고? 내가 몇 점 줬는지 보면 알지. 사족.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이야기하자면, 로맨스 소설로서는 "우리들의 타무라 군"을, 소설 자체의 짜임새나 완성도로는 "골든 타임"을 본작보다 더 높이 친다. 하지만 완성도와 대중성 사이에서 가장 균형잡힌 글을 꼽으라면 역시 본작이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