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자자한 황후의 전속 시녀가 되었다.그런데 악녀는 무슨? 황후는 까칠한 고양이에 불과할 뿐인 데다, 이상하게 날 마음에 들어 한다.“폐하, 저는 사교계 데뷔 안 해도 됩니다.”“귀족 영애라면 무도회에서 정식으로 사교계 데뷔를 해야지. 다른 것은 신경 쓸 것 없다. 내가 있으니.”……사교계 데뷔건 뭐건 하고 싶지 않은데요.황후는 빠르게 내 모습을 점검하고 흩어진 머리카락까지 잡아주었다.왠지 시녀와 황후의 역할이 바뀐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황태자의 손을 잡고 등장한다면, 최상의 사교계 데뷔가 되겠지. 제도의 모든 귀족 영애가 꿈꾸는 순간이란다.”저는 안 꿈꾼다니까요!나는 말문이 막힌 채 시선을 힐끔 옮겼다.인간의 탈을 쓴 예술품이라 불리는 제국 최고의 미인, 황태자를 향해.황후에게 꾸밈을 받고, 황태자와 데뷔 춤을 추는 시녀라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일러스트 : 하라라타이틀 디자인 : 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