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뭐지?'<'야수의 꽃'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그 거지같이 친절한 안내문 덕분에 깨달았다.내가 소설 속에 들어왔다는걸.그래서 누구냐고? 주인공이냐고?내 팔자에 무슨…….끝판 악녀 곁에 붙어, 여주인공을 괴롭히다 털릴조연 라테 엑트리, 그게 나다."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내 비중을 대폭 늘리겠어!"그런데 이게 웬일?제국의 황태자, 최연소 공작, 그리고 마탑의 주인까지.차례로 나한테 들이대네?휘황찬란한 미남 중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혀 보세요~……같은 일은 꿈에도 일어나지 않았다.'젠장…… 그냥 구경이나 하자.'
남편 테오의 외도. 그의 여자 벨라가 보내는 싸늘한 비웃음. 그리고, 누명을 쓴 채 구금된 자신. ‘진심을 다해 후회해. 온 마음을 다해 너를 사랑했던 것을.’ 릴리 폰 후레스타나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25년간의 지난날을 후회하며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제국력 342년 6월. 릴리는 기적처럼 열여섯, 자신이 가장 돌아오고 싶던 시절로 되돌아온다. “이번 생은 온전히 나를 위해 사는 거야.” 과거, 테오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나이. 그 인연의 실을 끊는 것을 시작으로, 그녀는 거울 속의 비친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