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서 도망갈 수 있을 줄 알았나 봐요?” 여주인공 외에는 관심 없는 흑막 재상이 나긋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그렇게 둘 줄 알다니. 날 아직도 모르나, 내 주인님은?” 그는 매끄럽고 긴 손가락으로 내 목을 간질이듯 쓸어 올리더니 볼을 감싸 쥐었다. “그러게 내가 진즉 사슬로 묶어 놓자고 했잖나.” 재상 뒤에 있던 소드 마스터가 무표정하게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하의는 다소 불순했다.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떠날 셈이었나?” 내게 다가온 그가 단단하고 커다란 손으로 내 뒷덜미를 탐욕스럽게 만지작거렸다. “마탑에 가둬 놓으면 도망 못 간다니까, 다들 왜 말을 안 들어서 이런 불상사게 생기게 하죠?” 내 앞에 무릎을 꿇은 마탑주가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눈망울로 날 올려다보았다. “다시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마법을 걸어 놔야겠어요.”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기겁할 만한 종류의 것이었다. *** 내가 쓴 19금 피폐 역하렘 소설 『다 같이 살아요』에 빙의했다. 작가라 이 세계를 탈출할 방법을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해 평범한 가게 직원1로 일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남주들에게 정체를 들켰다.
마력 폭주를 잠재울 수 있는 다람쥐 신수로 빙의했다.마력을 많이 흡수한 신수는 인간화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지금 주인은 마력이 형편없다.어떻게든 인간이 되고 싶어 마력도 좀 받을 겸장래 악당이 될 소년에게 몰래 접근했다.“큥!”폭주하고 있는 마력도 앞발로 잠재워 주고,“큐귱!”못되게 구는 하인들도 도토리를 던져 처리해 주었다.“큐웅.”혼자 지내는 게 불쌍해서 잠이 들 때까지 쓰다듬어 주기도 했는데…….“어…… 음.”진짜로 인간이 되어 버릴 줄이야.“바, 반가워?”그것도 그 녀석의 침대에서 말이다!***원작대로 악당 소년은 전쟁에 차출되어 끌려갔다.원래는 마력 폭주가 심해져서 성격이 이상해지는데내가 고통을 잘 진정시켜 줬으니 정상인으로 크겠지?인간이 된 나는 심지어 아주 좋은 곳에 입양되었다.그런데……훌쩍 커서 청년이 되어 돌아온 악당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어이없게 죽는 역할에 빙의하는 것도 모자라, 황태자 대신, 다섯 제국 황족들이 모이는 신성 중립 구역에 가게 되었다. 그 말은…. 내 소꿉친구들이 나를 황태자, 즉 남자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잘 가, 얘들아.” 다시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엉엉 울었다. 왜냐면 공식적으로 나(황태자)는 곧 죽을 예정이니까! 얘들아 함께 해서 즐거웠고, 다시는 못 만나겠지만 다들 행복하게 살아! *** 그렇게 수년이 흐른 어느 날. 광룡을 무찌른 영웅들이자, 내 소꿉친구들이 날 찾아왔다. “너냐? 내 친구를 죽인 게?” “전 황태자를 죽여 놓고, 살인자는 황녀로 호의호식하며 살았다지?” “최대한 고통스럽게 고문하다 죽여 버리겠어.” “대답해. 그 애를 왜 죽였지?” 당연하게도 그들은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아니, 알아보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소꿉친구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 아니, 얘들아 잠깐만! 일러스트: 진사
삭막한 현실을 위로해 주던 게임이 서버 종료되어, 나도 같이 삶을 종료하려던 순간.-시즌 2 스토리를 체험해 보시겠습니까?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정신을 차려 보니 익숙하지만 낯선 배경.하던 게임의 100년 후 세계에 빙의한 것.심지어 내가 ‘이미’ 망한 세계를 구할 유일한 용사?[메인 퀘스트: 세 개의 비보를 얻어 왕궁의 저주를 풀어라!]어찌어찌 퀘스트를 따라 스토리를 진행하며 파티를 꾸렸다.그런데 파티원들이 죄 미남이긴 한데,“나, 나만 네 NPC라고 했잖아!”과거 불명인 츤데레 속성 여관 NPC에,“감히 저 같은 게 어떻게, 위대하신 세이라 님을 마음에…….”부담스러운 전직 마법사,“그대는 용사이니, 큼, 정략결혼쯤은 괜찮을지도 모르겠군.”자기애 과한 엘프족 왕자,“나는 누나가 뭘 하든 좋아요!”태생부터 암살자로 키워진 연하도 모자라서,“말하지 않았나. 나는 그대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게 할 거라고.”이 세계를 멸망시킨 장본인, 마왕까지?세계를 구할 용사의 파티로 이 조합 괜찮아?#게임판타지 #먼치킨여주 #능력여주 #역하렘 #성장물 #개그
“이 상황에 먹을 게 넘어가나?” “그럼요! 먹고 죽으면 때깔도 고와요. 하나 드릴까요?” 소설 속 세계관에 환생한, 버림받은 공주 루아나. 어차피 죽음이 정해진 이야기. 먹고 싶은 거나 소박하게 해 먹다 곱게 가고 싶었는데, 치즈 육포 때문에 마녀로 오해받았다! 미각을 잃은, 왕국 점령군 장군 레기온은 루아나의 육포로 천국을 맛보고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를 풀기 위해 그녀를 제국으로 끌고 간다. “맛있죠? 그렇죠?” “저녁도 같은 것으로 준비해.” 마음껏 요리하고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것도 행복하지만……. 이제 레기온을 살찌우고 싶다. 하루 삼시 세끼 다 먹이고, 디저트도 꼭꼭 챙겨 주면 저 몸에도 살이 붙으리라……! * 공작은 공주에게서 육포를 받아 들었다. 겉보기에는 여느 육포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걸 한 입 베어 물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버림받은 공주가 건네준 육포는 다른 것보다 부드럽게 씹혔다. 이가 마른 표면을 파고들어 끊어 냈다. 질겅. 고기가 이 사이로 씹히고 뭉그러지며 응축된 고기의 맛이 번져 나갔다. 그녀가 말한 그대로였다. 고소하고 짭짤한 고기의 맛이 느껴지더니 마지막엔 혀끝에 달큰함이 남았다. 더 먹고 싶다. 한동안 잊고 있던 욕구가 떠올랐다. “원래는 딱히 원하는 게 없었지만. 아무래도 방금 생긴 것 같군.” Copyrightⓒ2020 류란 & 페리윙클 Illustration Copyrightⓒ2020 해시 All rights reserved
“딸이 내게 무슨 필요가 있지?” 딸은 가문을 물려받지 못하니 필요 없다는 비정한 사내, 페르시스 플로티나 공작. 그 공작의 딸로 빙의하고 말았다.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노예가 되어 귀족 영애에게 맞아 죽게 되는 딸로.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각하의 아들로 살아가겠습니다.” 그의 아들로서 살아남는 것이었다. * 페르시스의 아들로 살던 내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네가 미치도록 신경 쓰이는데 나더러 어떡하라고.” 갖은 이유로 날 괴롭히던 망나니 2황자가 집착을 보인다든가. “더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 그게 무엇이든 전부 사 줄 수 있으니까.” 내게 모진 말만 내뱉던 아빠가 다정히 대한다든가. 다들 그러지 않아도 돼요. 저는 곧 아들 행세를 끝내고 홀로 행복하게 살 거니까요.
기미시녀 니나의 달콤살벌한 시녀 라이프!소설 속에서 쩌리인 시녀가 되었습니다. 원작의 소용돌이는 튜브 타고 버티고 있는데, 상황이 더 수렁으로 변하네요. 폐하, 살려주세요. 저는 형장의 이슬이 되기 싫어요."난 내 마음에 든 것을 형제와 나누는 취미는 없다.”순간 깜짝 놀라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대공비는 되지 마라. 동생이 토끼에게 반했다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어오더군. ”“폐하! 아니, 그건….”그는 피가 나는 내 입술을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피 묻은 손가락을 살짝 핥았다.그저 손가락이 닿는 것뿐인데 이상하게 조마조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