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5.0 작품

숲의 여왕
4.16 (28)

“여왕이라고 부르면 돼.”곤란함이 지워진 얼굴에는 약간의 후회스러움과 또 약간의 후련함이 있었다. 그것은 어린 소녀의 얼굴에 떠오르기엔 지나치게 복잡한 감정들이었다. 그 순간 사무엘의 눈에는 그녀가 다 자란 어른처럼 보였다. 어째서인지 앳된 얼굴에 자신 만큼, 어쩌면 자신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나무 그늘에 서 있는 그녀의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던 나뭇가지들이 바람결에 흔들리자 그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내려왔다. 그 햇빛은 절묘하게 그녀의 머리 꼭대기를 비추었다. 그것이 마치 빛으로 구워 낸 왕관처럼 보였다. -“카호는 좋아하는 게 뭐야?”“여왕님이요.”“음. 좋아하는 장소는?”“여왕님이 계신 곳이라면 저는 어디든 좋습니다.”“으음. 그럼 좋아하는... 날씨는?”“비 내리기 하루 이틀 전의 맑은 날을 좋아합니다.”“응? 묘하게 구체적이네?”“여왕님과 처음 만난 날이 그러했으니까요.”

거울 속의 이방인 외전
5.0 (1)

안드로이드가 보편화된 근미래 중국. 인민해방육군의 대테러 및 로봇 관련 강력 사건을 전담하는 특수 기동대―중안조(重案組). 중안조의 팀장 릉등운 소령은 과거의 사고로 로봇과 일할 수 없는 공황 증세를 앓고 있다. 그런 그의 팀에는 안드로이드가 배정되는 족족 ‘업무상’의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고의 중심에는 늘 릉 소령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상부의 지시로 중안조에 최신형 브레인 타입 안드로이드가 배치된다. 게다가 이번에는 릉 소령에게 ‘무사고 1개월’이란 임무가 내려오는데……. “갑종 32식 전뇌형 기계병 일련번호 XBT-512087, 오늘부터 당신을 보좌합니다.” 사사건건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사고뭉치 최신형 안드로이드, 로봇이 세상 무엇보다 싫어하는 까칠한 도시 군인. 두 남자(한 남자와 한 로봇)의 스펙터클한 동고동락이 시작된다. “소령님, 나는 당신에 가까운 무언가가 되고 싶어요. 이 몸보다 따스한 무언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