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 작품을 참 좋아한다.

반 고흐가 아이의 몸 속으로 들어와 미술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인데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무작정 주인공을 칭찬하고 신격화 하는 것을 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주고 주인공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부분을 적당히 되풀어 가는 모습과 스토리를 탄탄하게 이어가는게 매력적이다.

실제로 미술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반 고흐의 편지를 읽고 작품을 찾아볼 정도로 작가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조사를 했다는 게 잘 와닿았다. 하지만 매력은 그 지식을 독자들에게도 쉽고 여유롭게 전달한다는 거다.

실제 그림들을 넣어 생동감이 느껴졌고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그리고 작가가 반 고흐라는 인믈에 대해서 자의적 해석을 한 부분도 재미있었다. 뭔가 큰 한 방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600화까지 읽어보고 쓰는 후기
한줄평- 저평가받을만한 소설은 아니지만 고평가받을만한 소설도 아니다. 딱 3점 정도

(BL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BL은 조금도 느껴본 적 없음. 하지만 로맨스도 없음. 히로인도 일절 없음.)

이 작품을 쓰는 작가는 프로다. 떡밥을 매우 치밀하게 깔면서 스토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스토리의 전체적인 방향성도 뚜렷하다고 볼 수 있는게 매우 큰 장점이다.
많은 웹소설들이 후반부에서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데, 적어도 이 소설에서는 작가가 스토리라인을 매우 고심하면서 풀어나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으로는 화산귀환류의 작가란 것. 스토리를 너무 질질끈다. 작품 쓰면서 대충 멋진 남캐들 여럿 만들어 콘크리트 팬층 어느정도 만들어놨으니까 계속 돈 받아먹고 싶은건지 사건들을 지지부진하게 끈다.
한 사건 진행하면서 다른 사건 동시에 서술하는건 기본이고, 작품에 나오는 주된 등장인물들만 30명이 넘는데 한 사건이 일어나면 등장인물 개개인의 반응들을 전부 묘사한다.
학원물인데 630화동안 이제 1학년 지나갔으니 완결날려면 1500화는 넘어야 할 듯 싶다.

전투 묘사는 봤던 작품들 중 최악이다. 이 작품의 액션 대부분은 전투이고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독자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하긴 커녕 JRPG마냥 한대씩 주고 받는 턴제게임 보는 것 같다.
적들에 대한 전투력도 묘사하지 않는다. 수십년 전에 나온 드래곤볼도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는 보여주는데 이 소설은 SSR급이 어느정도인지 UR급 에너미는 얼마나 쎈지 600화동안 묘사한 적이 없다. 별별 음식 메뉴는 다 꿰뚫고 있으면서 작품내 서사에 가장 중요한 전투력 순위에 대해서는 1도 모른다. 급식들이 쓰는 웹소설도 'S급 몬스터는 이러이러한 기술과 특성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라는 묘사를 쓴다.

심지어 주인공 전투도 원패턴으로 흘러간다. 주인공이 너무 똑똑해서 먼치킨스럽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건 알겠는데 항상 주인공 예상대로 다 진행되니까 소설 내 위기감이 거의 없다시피 느껴진다.

작가가 계속 질질 끌고 요즘 재밌지도 않아서 그냥 하차했다.
만약 그냥 1000화 분량에 전투씬 조금 있는 힐링물을 보고 싶으면 추천한다.
조연들이 주인공 오냐오냐거리는거 보고 싶은 사람한테도 괜찮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