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성군이 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대신 화살을 맞고 죽었을 때도 행복했다. 그런데 눈을 뜨자 기다리는 것은 저승이 아닌, 후작 가문의 막내딸이라는 지위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닫기도 전에 하루에도 몇 명씩 여자가 죽어 나온다는 황제의 침소로 가게 되는데……. 성군은커녕 폭군이 되어 버린 친구에게서 루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잠깐 맛보기 “너는 내가 모르는 루나에 대해 알고 있어.” 유나 모니카, 그녀는 루나의 흔적이었다. 모두 다 모아야 한다. 루나가 남긴 세상의 흔적을. 그가 그녀를 품에 안고 눈을 감았다. “내 여자가 되는 거야.” “저를 안으실 건가요?” “아니.” 그는 키득거렸다. “내가 안을 여자는 이제 없어.” “저를 놓아주실 생각은!” “없지.” 그는 그녀를 턱으로 눌렀다. “앞으로의 차기 황후님, 가실까요.”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황제는 단정하고 멋있어 보였으나 그의 눈은 어딘가 비틀려 있었다. 그것을 아슬아슬하게 잡아 주는 게 루나와의 추억이라는 것을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