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날 싫어했다. 아카데미 동급생들도, 입양된 가문의 가족들도, 심지어 정략 결혼한 남편조차. 그들을 위해 내 모든 걸 바쳤는데 돌아온 것은 언제나의 경멸과 배신이었다. “언니의 마지막을 보러 왔지요. 키우던 개가 죽는다는데, 주인이 봐 줘야 하지 않겠어요? 고맙지요?” 비참하게 살해당한 줄 알았는데 깨어나 보니 열두 살의 어린 시절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 너희가 내게 저지른 모든 일의 대가를 받아갈 거야. 대가는, 그래, 너희의 모든 것.
행상인 로렌스는 자신의 짐마차 짐칸에 실어놓은 보릿단 속에서 잠들어 있던 소녀를 발견한다. 늑대의 귀와 꼬리를 가진 아리따운 소녀의 이름은 호로. 자신을 보리의 풍작을 관장하는 신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신이라 불리며 오랜 세월 이 땅에 매여 있긴 했지만, 나는 호로 이외에 그 누구도 아니야.” 로렌스는 그녀가 정말로 풍작을 가져다주는 늑대의 화신일까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녀의 뛰어난 화술에 교묘히 넘어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런 두 사람의 나그넷길에 뜻밖의 돈벌이 이야기가 날아든다. 그것은 가까운 장래에 어떤 은화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것…. 의심은 되면서도 로렌스는 그 이야기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