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후기글에서 밝혔듯 처음 구상할 때는 복수물이 아니었으나 결국 작품을 관통하게 된 이 복수라는 소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잔뜩 부풀리고 잔인하고 어두운 복수에 관한 이야기를 내내 펼쳐내지만 이야기를 이끄는 핵심적인 부분인 이 복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우선 복수의 첫 시작인 동기에 대해 독자가 공감하고 몰입을 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이 부분에서 딱히 독자를 확 잡아 이끌지 못한다 독자가 주인공의 복수심에 깊은 공감을 가지고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복수대상에게 증오의 마음을 품어 이 비극에 동참을 하기 위해 필요한 서사가 빈약하게 시작한다 1화만에 독자가 처음 보는 주인공의 가족들이 억울하게 죽어 가문은 몰살 당하고 그런 주인공은 3화에 복수를 다짐한다 머리로는 알고있다 이 주인공이 억울하게 가문이 멸문당했고 혼자 살아남아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가슴 깊이 주인공에 동화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미 수많은 복수물에 익숙해져있는 독자들에게 가문의 멸문자체는 딱히 특별하지도 않고 이 글의 장르를 알려주는 역할 이상을 해내지 못하고 시작된다 많은이들에게 명작으로 불렸던 룬의 아이돌 윈터러에서 주인공의 가문이 멸문당하고 그의 형의 마지막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혹은 전세계를 강타했던 왕좌의게임에서 스타크 가문의 행복과 몰락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등등 많은 성공적인 복수물에 비해 복수에 몰입하게 하는 서사가 부실하다 역으로 독자는 주인공의 죽은 가족들보다 감옥에서 만난 파우스트에게 더 몰입하게 되고 실제로 글에서도 주인공과 죽은 가족들의 서사보다 파우스트와의 서사가 훨씬 가득하다 이는 결국 글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해야 하는 주인공이 복수하는 과정과 결과가 그냥 주어진 퀘스트 중 하나 정도로 인식되기까지 하고 복수를 이룬 통쾌함 혹은 복수라는것 자체에 대한 회의감과 복수에 대한 고찰 이전에 주인공의 복수 대상인 백작이 나중엔 귀찮은 존재로 까지 여겨져 그냥 이야기에 방해되고 귀찮은데 이제 그만 좀 죽이지란 생각마저 들게 한다 아무리 글에서 끝까지 같이 지옥에서 살겠다고 파멸적이고 잔인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해도 그것이 진실로 수립되지 못한다 결국 잔뜩 비극적인 이야기만 버무려 놓은 겉만 화려하고 속은 비어있는 복수물로 느껴진다 무엇보다 점점 이야기가 파멸로 이어지고 독자가 느끼기에 속된말로 '이러다가 진짜 전부 X되는거 같다' 라는 위기감이 들어야 할텐데 어차피 먼치킨인 주인공이 다 썰어 죽일거고 그래서 마지막에 비극으로 끝날거냐 아니면 결국 히로인이랑 행복하게 살거냐란 뻔한 생각이 들게 하며 이것마저도 많은 복선으로 '결국 주인공은 행복하게 잘 살겠네' 라는 예측이 쉽게 가능해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아무리 글이 잔인하고 비극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려 해도 실제로는 다 잘되겠지 라는 괴리감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부분 때문에 꽤나 지적받는 전투씬의 재미 역시 떨어지게 된다 그와는 별개로 전투씬 자체도 좀 지루하다 복수서사의 첫 단추가 너무 부실한데에 비해 그 이후 과정은 너무 요란해서 그러한 불균형으로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 중간부터 2년뒤라는 전개로 뛰어넘고 갑작스레 등장하는 주인공의 동료 역시 많은게 생략된 상태로 나타나고 사라져서 그 사라짐에 대해 깊이 감정을 느끼기 쉽지않다 작가도 그것이 아쉬웠는지 외전으로 해당 이야기를 따로 풀어냈는데 복수서사의 첫시작이 부실함과 마찬가지로 웹연재에서 빠른 전개를 위해 너무 많은것을 포기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로인해 오히려 초반부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 독자가 많아 초반만 넘기란 소리가 나왔다고 느껴진다 가장 최신작인 예언의 아이에서는 이런 부분에서 개선된 모습이 보여 작가의 많은 발전이 느껴진다 장점을 말하자면 작가가 이야기의 확장을 위해 추가한 악마에 대한 설정이 매력적이다 악마와 신 그리고 악마를 정의하는 문자, 그를 이용한 새로운 마법 그리고 매력있는 몇몇 악마들이 글의 흥미를 돋구고 글을 살아나게 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부분부분 적인 서사를 펼쳐내는데 작가의 장점이 두드러지는데 위에서 길게 풀어낸 아쉬운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이야기는 재밌다는 것이다 다만 그 아쉬운점이 이야기의 핵심이라는점은 말 그대로 아쉽다 또한 어찌됐든 이야기를 끝까지 잘 풀어내는것 역시 작가의 큰 장점으로 보인다 시작서사의 아쉬움을 말했으나 반대로 작가가 끝까지 생각했던 설정과 내용을 잘 풀어내고 여러 복선들의 회수와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능력이 좋다 보통은 시작은 그럴듯 했으나 갈수록 산으로 가며 마무리를 망치는 작품이 많은데 이작품은 오히려 끝으로 갈수록 좋아지는 작품이었다
작가의 후속작인 북부대공을 먼저 보고 이 첫작품을 읽었다 북부대공의 장점과 단점 둘 모두 보이며 고점이 낮은 대신 좀 더 글에 안정감이 있다 첫작품이어서 그런지 몇몇 어설픔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후속작에서도 느꼈지만 캐릭터들에게 정이 들고 실실 웃으면서 볼 수 있게 하는 작가이다 대단한 명작을 쓰는 작가는 아니어도 꾸준히 손이 가게 만드는 작가이다 앞으로의 글 역시도 계속 읽고 싶다
높은 평점 리뷰
지금도 계속해서 생각이 나는 소설 그냥 김용의 모든 글을 통틀어 평한다 현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의 한국인의 관점으로 보기엔 이해하기 힘든 중국의 문화와 그로인한 인물들의 행동원리는 지금 입문하기에 난이도가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도 국내 무협에서 차용되는 대부분의 설정과 클리셰들이 김용의 소설속에서 나왔으며 단순한 무협 소설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정, 나라와 백성의 마음, 역사 모든것을 아우르는 소설들이다
살아 숨쉬는 인물들과 촘촘한 짜임새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며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주인공 적절한 추리 요소와 몰아치는 반전 영웅이 아닌 개인으로 시작해 개인으로 끝나는 주인공의 이야기 하나 아쉬움은 원작 게임의 제휴 소설로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포텐을 더 터트릴 수 있는 글이 제한된 상태로 쓰여 있음에도 훌륭하다 문학적 수사가 유려하게 감정을 두드리는 글은 아니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훌륭하다 한국의 장르 소설계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장르라는 점까지 더해 장르 소설의 팬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할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문득 정치물이 읽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읽게 된 작품 평소 로판에 관심 없는 남성향 독자 입장에서 혼자 의심하며 찾은 작품 총3권이라는 옛 기준으로는 장편이며 최근 웹연재기준으로는 짧은 분량 1일 1연재가 보편화된 웹연재 시장에서 한권 한권 나누어져 각각의 권이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살아있는 작품 읽는다면 단행본으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정치 70 로맨스 30이란 누군가의 리뷰를 보고 시작을 하였으나 이 작품은 처음부터 로맨스였고 끝에서도 로맨스였다 본래 정치물을 찾은 이유가 인간과 인간들 사이의 명백하게 설명 할 수 없는 그러한 지극히도 모순적이기에 인간이라는 세계를 읽고 싶어서였기에 그 목적에 충실한 만족감을 느끼고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