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라는 것은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이 뭘 압니까』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청문회에서 무심코 한 말이다. 직장인, 샐러리맨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머슴이다. 나 역시 머슴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집사가 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집사는커녕 내동댕이쳐진 머슴이 나의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신의 축복을 받았다. 딱 절반의 축복을. 다 좋은데 왜 하필 막내냐고!
현덕왕후 권씨의 금가락지를 꼈더니, -지켜줘, 권가야. 우리 홍위를 지켜줘. 무시무시한 절규와 함께 단종 곁으로 강제 소환당했다. --- “우디 마나, 우디 마.” 꼬물꼬물 따스한 것이 품을 파고들었다. “꿍 끄으야?” 작고 보드라운 손가락이 눈물 젖은 뺨을 쓸었다. ---- “세자 저하! 지금 돌아가셔야 합니다! 저하!” 지금 돌아가야 하는 사람은 난데. 울고 싶은 윤서 대신, 세자 품에서 깨어난 홍위가 으앙, 울음을 터트렸다. “시끄여워.” 정말 머리가, 무척 시끄럽다,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