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수상한 호구를 주우면 어떻게 하시겠어요?A. 조금 살펴보다 괜찮으면 남편감으로 가르쳐야죠.Q. 위험한 사람이면 어쩌려고요?A. 괜찮아요. 제가 더 강해요.집 뒤뜰에서 어딘지 위험하지만 호구미가 넘치는 수상한 남자를 주웠다.비상식적이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인데 외모만은 근사했다.짐승 같은 남자를 어르고 달래 사람답게 만들고, 더 나아가 취향에 맞게 길들였다.미래의 남편감으로 완벽하게 교육해놨더니, 얼마 뒤 이 남자를 찾아온 사람들이 대단해 보인다.“모시러 왔습니다, 형님.”아무래도 내 호구의 신분이 심상치 않다. 얽히면 귀찮아질 게 뻔하니…….아깝지만 이 남자는 버려야겠다.***텅 빈 집을 본 순간 제이든은 알아차렸다.엘라이나가 떠났음을.[제이든, 그곳에서 잘 지내요. 당신을 애인으로 받아 줄 수 없어요.]믿고 싶지 않던 편지의 내용이 현실이 되었음을.그녀가 자신을 버렸다는 걸 인식하자 심장이 쿵쿵 울렸다.제이든은 소파에 놓인 담요를 다급하게 어깨에 둘렀다.평소 추위를 느끼면 엘라이나가 덮어주던 물건인데 그때만큼 따듯하지 않았다.서늘함만 더 가중되었다.엘라이나가 없는 세상은 이리도 차가웠다.‘도대체 왜 날 버렸을까?’아니, 이런 생각을 할 필요 없었다.그게 어디든. 무슨 이유로든.헤어질 수 없었다.엘라이나의 옆이 자신이 있을 곳이니까.버려진다면, 쫓아가서 붙잡아 두면 그만이다.#초반 몰상식 남주 #인간다움을 배워요 #괴력 여주 #호구를 주운 줄 알았는데 #평화로운 산속 생활표지 일러스트 By GYU(@husikaaaaaa)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유령처럼 살아.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악녀로 살다 남주와 이혼하고 객사하는 조연에 빙의했다. 내가 빙의했을 땐 이미 업보가 산처럼 쌓인 후였고, 객사 엔딩을 맞이하긴 싫어서 조용히 살며 떠날 기회를 노렸다. 쥐꼬리 같은 성력으로 시한부인 어린 시동생을 치료해 주며, 미래를 대비해서 패물을 팔아 돈을 모으기도 하고, 시동생의 병이 완치되자 떠나려는데……. “우리 이제 그만 이혼해요. 그래도 테오를 살렸는데 제가 지낼 저택 정도는 마련해 주시겠죠?” “그게 무슨 소리지?” “……그게 힘들면 조그만 집도 괜찮아요.” “이혼이라니. 우리가 왜 이혼을 한다는 거지?” 그야 여주에게 자리를 내줄 때가 됐으니까? “내 사전엔 이혼이란 건 없어.” 이상해진 건 남주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증오하고 싫어해야 하는 시동생과 저택 사용인들마저 내게 매달린다. “어딜 가신다는 거예요, 형수님! 형수님이 사라지면 밥도 안 먹고 콱 죽어 버릴 거야!” “마님이 안 계시면 이 저택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 겁니다. 떠나지 마세요, 마님!” 이게 바로 원작 파괴인가?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