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5.0 작품

끊을 수 없는 나쁜 짓
4.31 (16)

“끌려?” 눅눅히 젖은 목소리가 무례하게 소현을 붙잡았다. 느리게 입을 벌린 소현이 말했다. “응, 좀 그러네.” 술에 취해 잘못 들어간 방에서 어떤 한 남자를 마주친다. 실수로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끌린다며.” 휘청이듯 앞으로 기운 목소리가 일순 소현의 청각을 흩트렸다. 소현이 물러설 새도 없이 남자가 고개를 비틀었다. “나도.” 흐트러진 남자의 숨이 공기와 함께 피부로 달라붙었다. “그 말에 관심 생겼는데.” 독 같은 언어가 소현의 가슴에서 발화했다. 녹아내린 끈적한 타액을 삼킨 남자가 입술을 움직였다. “얌전히 있었으니 뭐라도 줘야지?” 노골적인 유혹 앞에 소현은 무방비했다. 하룻밤의 쾌락을 위해, 서로를 원해 달려들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가 다시 소현을 찾아와 뜻밖에 제안을 내민다. “나랑 세 번만 만나.” “너 지금 하고 싶은 게 세 번 만나는 거야, 아니면 세 번 자고 싶은 거야?” 그가 느리게 혀를 움직였다. “당연히 뒤에 거.” 직설적인 발언이었다.

블러드 오렌지
5.0 (1)

아무리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덧붙여 봤자 근본은 깡패. 수틀리면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받는 그런 남자. 어쩌면 완벽한 이 남자에게 오점은 그가 발을 딛고 선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위태로워 보이며,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 이율배반적인 존재. 그런 남자에게 끌렸고, 눈길이 갔던 건 부정하지 않지만 그래서 멀어지고 싶었다.“나 내일 약속 있어.”“…알아.”“호텔에서 남자 만나.”정확하게는 호텔 카페에서 보는 맞선이었다.“…근데.”“마음에 들면 이번엔 바로 방 잡는다. 이제 진짜로 퇴짜 안 놓을 거야.”이게 최시백에게 하는 소린지 나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인지 나조차도 헷갈렸다.“지랄해, 자꾸. 헛소리할 거면 잠이나 자.”오늘 잠깐 하다가 말 투쟁이라면 이렇게 서글픔이 사무치진 않았을 텐데. 나는 이 길고 지루한 감정의 마침표를 언제 찍을 수 있을지 짐작조차 못 하겠다. 얼마나 길어질지, 또 그 사이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을지, 겪어봐야 아는 일이다. 지금은 안다 해도 어찌하지 못할 일.알면서도 견뎌내야만 하는 일. 내 손안에 들어온 것 중 쉬운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사랑이라고 예외일 리가.망할 사랑, 아니 짝사랑.

러브 어페어
4.15 (13)

“나는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랑은 연애를 안 하는데……. 잠은 잤네?” 이선우를 서유라의 일곱 번째 입주 트레이너로 고용하며 서문도가 바란 건 딱 하나였다.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어 주는 것. 그래서 골치 아픈 서유라를 재활원에 보내버리는 것. 반나절, 하루, 일주일. 잘 버틴다 싶더니 어느 날 밤 여자가 캐모마일 두 잔을 들고 올라온다. 나랑 자고 싶어요? 아니면, 잘리고 싶나? 유혹은 노골적이나 키스는 더럽게 서툰 이선우. 끊어내려 했지만 기어이 서문도를 굴복시킨 이선우. 그리고선 그의 등에 칼을 꽂아버린 이선우. 봄만큼 어지럽고, 여름처럼 뜨거우며, 가을보다 쓸쓸하고, 겨울만큼 차가웠던. 그들의 러브 어페어.

날 닮은 아이
4.14 (32)

‘당신의 아이가 태어났어. 당신은 모르는 당신의 아이가…….’  청혼을 앞두고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기억을 잃은 남자, 정지헌. 그에게 실연당했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던 여자, 이정오.  두 사람이 7년 만에 다시 만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남자의 뜨거운 집착.  “옆에 둬야죠. 절대 안 놔주지.”  본능은 기억보다 정확하지만 그는 아직 모른다.  그녀에게 두 사람을 반씩 닮은 예쁜 아이가 있다는 것을.

반드시 해피엔딩
4.14 (48)

쇼윈도 부부의 이혼 당일. 남편의 사고를 목격한 여인, 이연우.  그녀에게 100일의 시간이 다시 찾아온다! 되돌아간 과거에서 남편의 운명을 바꾸기 위하여 결혼생활만은 지켜보려는 그녀.  한편, ‘미치겠네…… 왜 이러지?’ 남편 선재는 확 바뀐 아내의 모습에 왠지 정신을 못 차리겠는데…….  두 번째 인생에서야 겨우 시작된 ‘진짜’ 결혼생활.  뒤늦게 썸 타는 부부의 아슬아슬 안달복달 생명유지 로맨스.  ‘이번 생은 내가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해 줄 거예요!’

계략 부부
3.5 (3)

아버지와의 거래로 나간 맞선 자리.흔한 재벌가의 정략결혼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평범한 남자와 만날 거라고 예상했는데……뭐가 이렇게 해맑아?“제가 아이를 최대한 빨리 가져야 하는 상황이어서요.”연주는 상대의 순진무구한 표정에 죄악감이 몰려왔다.알아듣기는 하는 건지 의문이 들어 말을 마치지 못하고 멈추었다.이어질 이야기를 기다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가 할 말을 잃게 했다.연주는 목까지 차오른 무수히 많은 질문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할 수 있겠어요?”못 미덥다는 듯한 말투에 일순 준형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찰나의 순간 그녀의 손을 잡아 단숨에 자신의 앞으로 끌고 왔다.닿을 듯 말 듯 가까워진 거리에 뺨에 더운 숨이 스몄다.준형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얼어붙은 연주에게 속삭이듯이 물었다.“지금 확인해 볼래요?”심지어 발칙하기까지 하다.무뚝뚝한 아내에게 사랑받고 싶은 연하 남편의 고군분투기.

다분히 유혹적인
3.88 (4)

“쫄려?”도발에 넘어가 충동적으로 저지른 생에 첫 원나잇.도연은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남자와 어이없게 재회한다.그날을 없던 일로 하고 싶은 도연과 달리 치헌은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데……***“나는 시시한 거로 당황 안 해. 이 정도는 돼야지.”농도가 짙은 저음이 귓불을 간질였다.한마디를 꺼내 보기도 전에 잡힌 팔이 순식간에 아래로 내려갔다.그대로 그의 가슴팍에 착지했다.“이번에는 제대로 해. 네가 시키는 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그가 속삭이듯이 말을 뱉을 때마다 목덜미에 더운 공기가 닿았다.간간이 들려오는 기계 돌아가는 음과 거칠어진 숨소리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웠다.도연은 이 순간 확신하고 말았다.자신이 미친놈에게 걸렸다는 걸.키워드 : 원나잇, 능력남, 달달물, 상처남, 절륜남, 능글남, 엉뚱녀, 뇌섹녀, 전문직, 몸정>맘정, 쾌활발랄녀, 라이벌/앙숙, 유혹남일러스트 : 팻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