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4.5 작품

남편은 임신을 원하지 않았다
4.5 (1)

“배 속에 있는 그거, 내 아이인가.” 아기를 지키기 위해 남편으로부터 도망쳤다. 사랑 없는 정략혼이었고, 남편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었다. 도망친 저를 찾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마법처럼 예진의 앞에 나타났다. “이 아이가 당신 아이가 아니라는 건, 당신이 더 잘 알지 않나요?” 침착하게 거짓을 고했다. 새빨간 거짓말에 그는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는…….  “그래. 내 아이일 리가 없겠지.” 예상대로 그는 거짓에 수긍했다. 한숨 쉬며 말하는 표정은 굉장히 복잡해보였다. 이내, 그가 예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에는 불온한 욕망과 미친 집착이 도사리고 있었다. “유예진 넌, 더러운 여자야. 그러니까 다른 남자 애나 배고 있는 거지.” 그는 부풀어 오른 배를 손바닥으로 짚으며 조소를 던졌다. “걱정 마. 내가 다시 깨끗하게 해 줄 테니까. 내 품에 안기면 모든 게 완전히 정화될 거야.”

임신 사정
4.5 (1)

“상희야, 빚은 갚고 도망쳤어야지.” 그는 더 이상 첫사랑이던 소년도, 추억 속 다정한 남자도 아니었다. “애를 낳아. 그거면 빚도 청산하고, 구질구질한 네 인생도 빛 보게 해줄 테니까.” “부부도 아닌데 애를 어떻게 낳아? 오빠는 그런 상식도 없어?” “네가 상식을 들먹일 처지는 되고?” 악랄한 경고를 서슴없이 내뱉는 건달이자 채권자일 뿐. 그런 장태주에게 아이마저 뺏길 수는 없어서 도망쳤다. “예뻐해 줬더니, 뭔 짓을 해도 될 것 같고 그렇지?” 실패한 도망의 끝은 완벽한 속박이었다.

대표님이 키운 내 아이
4.5 (1)

“대표 아니고 남자였지. 네가 낳은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고.” 불시에 겪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소희. 출산한 흔적은 있지만, 아이의 존재는 온데간데없다. 아이의 아빠 역시 모른 채, 한국을 떠나 살았는데. 5년 후. 회사에서 만난 대표가 소희와 낳은 아들을 키워 왔다고 말한다. “대표님…… 저는요.” “설마 어떻게 아이를 가졌냐고 묻는 건 아니겠지. 열렬히, 뜨겁게 했잖아, 우리.” 권태수. 그는 한오 그룹의 후계자이자, 오랜 정혼자가 있는 사람이었다. 절대로 나와는 이뤄질 수 없던 짝사랑이었는데, 내가 이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고? “딱 6개월이야. 네가 이제라도 엄마 노릇을 할 기회. 기간이 지나면, 이번엔 우리가 너를 떠날 거야.” “…….” “많이 울어 줘.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니까.” 태수의 눈은 사랑에 배신당한 뒤 남은 독한 분노로 일렁이고 있었다. 도대체 잃어버린 시간 속, 나는 무엇을 상실한 걸까. 저만치 멀어져 가는 아이와 남자를 바라보며, 나는 부서진 아기 침대의 잔해를 쥔 채 세상이 끝날 것처럼 꺼이꺼이 울었다.

탐욕 비서
4.5 (1)

“다시 내가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너무 그렇게 좋아하지는 마.” 아름다운 남자. 크림색에 가까운 색으로 탈색한 장발의 헤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 “여전히 넌 내게 죄스럽고, 부끄럽고, 괴로워해야지. 안 그래?” 그 말에 예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처지를 자각했다. 죽어서도 벗겨지지 않을 손예림이 얻게 된 죄. 그가 멀쩡해진다 한들, 그 죄는 여전히 그녀를 짓누르는 업보였다. 임신이란 것을 하고야 말았다. 정한의 아기를. 하지만 예림은 그에게 임신 사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유정한이 쥔 목줄은 손예림 하나면 충분하니까.